부동산 투자 수요가 경기, 서울, 인천 등 수도권으로 몰리면서 경매시장에서도 수도권 쏠림 현상이 심화하고 있다. 지난 2월 입찰 경쟁률이 높았던 전국 상위 10곳 중 8곳이 수도권 아파트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2월 최다 응찰자 물건은 경기 수원시 영통구 망포동의 ‘동수원자이’(전용 85㎡)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아파트 입찰에는 무려 97명이 참여해 감정가(6억4000만원)의 73.7%인 4억7159만원에 매각됐다. 두 차례 유찰돼 최저 입찰가가 감정가 대비 50% 아래로 떨어지자 저가 매수를 희망하는 응찰자가 몰렸다는 분석이다.

경기 지역 아파트가 상위 2~3위를 모두 차지했다. 고양시 일산동구 마두동의 강촌마을 전용 85㎡는 2월 감정가(7억7900만원)의 69.8%인 5억4300여만원에 팔렸다. 응찰자는 총 85명에 이르렀다.

응찰자 81명이 몰린 고양시 덕양구 화정동 옥빛마을 전용 60㎡짜리가 3위 자리를 차지했다. 감정가(2억6700만원)의 139.2%인 3억7100여만원에 새 주인을 찾았다. 화성시 반송동 동탄 솔빛마을 쌍용예가 전용 80㎡도 2월 매각일에 81명이 한꺼번에 응찰에 참여했다. 매각가는 4억5600여만원이었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71.1%였다.

응찰자 상위 10개 물건 중 수도권 외 지역은 두 군데에 불과했다. 부산 남구 대연동 ‘대연롯데캐슬 레전드’ 전용 60㎡가 감정가(7억800만원)의 64.3%인 4억5500만원에 낙찰됐다. 응찰자 51명이 몰려 입찰 경쟁이 심했다. 전남 장흥군 안양면의 한 대지 143㎡짜리 주택도 48명의 응찰자가 몰려 상위권을 차지했다. 감정가(3100여만원)의 배가 넘는 7100여만원에 팔렸다.

주택경매 경쟁률 상위 10곳 중 8곳은 '수도권' [심은지의 경매 인사이트]
수도권 아파트는 기존에도 경매시장에서 인기가 많은 부동산이었지만 올 들어 수도권 집중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지난 1월엔 응찰자 상위 10곳 중 6곳이, 작년 하반기에도 통상 대여섯 곳 정도가 수도권 아파트였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올초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을 제외한 전국 모든 지역의 부동산 규제가 풀렸고 특례보금자리론 덕분에 대출이자 부담도 줄었다”며 “수도권 내에서도 공급량이 많은 인천보다는 경기 지역 아파트 경매에 응찰자가 많이 몰리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