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리바트가 국내 최초로 중고(中古) 가구만 전문으로 사고파는 플랫폼을 선보인다. 개인 간 거래(C2C) 시장 진출을 통해 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B2C)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원순환에도 힘을 보탠다는 각오다.

현대리바트는 중고 가구 거래 플랫폼 서비스 ‘오구가구’를 열었다고 5일 밝혔다. 오구가구는 현대리바트 공식 온라인몰인 리바트몰과 별도의 전용 앱을 통해 이용할 수 있다.

중고 가구 판매를 원하면 가구 이미지와 동영상, 가격, 출발 장소 등을 입력하면 된다. 구매 희망자는 배송받을 장소와 날짜를 입력하고 안전 결제를 통해 판매자에게 제품값을 내면 된다. 별도의 중개 수수료는 없고 배송 설치비만 양측 합의하에 배송 기사에게 지불하면 된다.

오구가구는 그동안 중고 가구 거래를 어렵게 한 해체부터 배송, 설치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현대리바트 전문 설치기사가 대행해주는 게 특징이다. 이를 위해 기존 300여 설치팀 외에 붙박이장, 침대 등 이전·설치가 필요한 품목을 전담하는 50여 팀을 추가로 구성했다.

현대리바트가 중고 가구 거래 중개에 나선 것은 B2C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현대리바트는 종합 인테리어 브랜드 ‘집테리어’를 내놓는 등 B2C에 힘을 쏟고 있지만 주택 거래 감소 등의 여파로 확장이 쉽지 않다는 평가다. 고객 커뮤니티 등을 강화할 수 있는 C2C 사업에 진출하면 현대리바트 브랜드 인지도가 향상되고 제품 홍보 효과도 적잖을 것으로 회사 측은 기대하고 있다.

중고 가구 거래가 활성화되면 환경 보호 효과도 클 전망이다. 매년 국내에서 버려지는 폐가구 약 5000t 중 재활용되는 비율은 1%가 채 안 된다. 폐가구는 대부분 매립되거나 소각돼 환경오염을 야기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현대리바트 관계자는 “고체 쓰레기 1t 소각 때 대기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량은 1.1t에 달해 중고 가구 거래가 활기를 띨 경우 연간 264t의 배출을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