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경제학과 교수가 “미국 경제가 위기를 벗어났다고 생각하는 건 ‘큰 실수’”라고 경고했다.

서머스 교수는 5일(현지시간) CNN과의 인터뷰에서 “몇 달 전보다 (미국 경제가) 연착륙할 가능성이 더 높아 보인다”면서도 “2~3년 전 관점에서 볼 때 여전히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물가 상승률이)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어 미국 중앙은행(Fed)이 현재 물가 상승률을 목표치인 2% 수준으로 되돌리는 것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서머스 교수가 이처럼 언급한 것은 지난 3일 발표된 1월 고용보고서 때문이라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비농업 일자리가 51만7000개 증가하는 등 고용시장은 여전히 탄탄한 모습을 보였다.

그는 물가상승률을 3~3.5% 수준으로 낮출 수 있다면 (Fed가 강도 높은 긴축으로) 경기침체를 유발해도 좋은지 묻는 질문에 “절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서머스 교수는 “실업률을 낮게 유지해 얻을 수 있는 혜택은 거의 모든 경제 이론에 있다”면서도 “현재의 높은 물가가 고착화되면 오랫동안 인플레이션과 함께해 엄청난 부작용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머스 교수는 최근 이슈인 미국 정부의 부채한도 상향 문제에 대해 “나는 그(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 국가가 채무를 불이행하는 것은 절대 실행 가능한 전략이 아니라고 조언하고 싶다”고 말했다. 야당인 공화당과의 부채한도 상향 협상에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