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이수만의 퇴진을 결정한 SM 이성수, 탁영준 대표를 비판했다. /사진=한경DB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이수만의 퇴진을 결정한 SM 이성수, 탁영준 대표를 비판했다. /사진=한경DB
SM엔터테인먼트가 설립자인 이수만 대주주의 퇴진을 결정한 가운데, 가수 겸 배우 김민종이 이에 반발하는 목소리를 낸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 따르면 김민종은 지난 5일 SM엔터테인먼트(이하 SM) 전 직원에게 이메일을 보내 SM이 이수만 대주주와의 프로듀싱을 종료하고,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를 골자로 한 'SM 3.0 시대'를 선포한 것을 맹비난했다.

김민종은 이성수·탁영준 공동대표를 향해 "선생님(이수만)과의 모든 대화를 두절하고, 내부와는 어떤 상의도 없이 일방적인 발표와 작별을 고했다"며 "SM을 위해서는 이수만 프로듀서의 감각이 필요하고, SM 창업과 발전에 일생을 바친 이수만 프로듀서를 예우해달라"고 주장했다.

이성수 대표는 이수만 대주주의 처조카이고, 탁영준 대표는 매니저로 출발해 이수만 대주주와 오랜시간 호흡하며 지금의 자리까지 오른 인물이다. 그런 두 사람이 이수만 측과 상의 없이 프로듀싱 체계 개편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는 게 김민종의 주장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러한 주장은 SM 내부 직원들의 공감을 얻지는 못하는 모양새다. SM 직원들은 오히려 'SM 3.0 시대'에 공감하며 김민종을 비판하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회사는 변화가 필요하고 선생님이 계속 있는 한 변화는 어렵다고 본다", "직원들은 자기 위치에서 본인 일하고 있는데 이런 메일 보내서 머리 복잡하게 하지 말라" 등의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두 공동대표를 응원한다는 의견도 보인다.

앞서 이성수, 탁영준 공동대표는 팬과 주주 중심의 'SM 3.0 시대'를 열겠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M은 멀티 제작센터/레이블 체계를 도입했다. SM 소속 아티스트를 5+1개의 제작 센터로 구분, 아티스트 전담 제작/핵심 기능을 배치해 독립적인 의사결정 보장 및 창작 자율성을 존중한다는 계획이다.'나이비스(Naevis)'와 같은 버추얼 아티스트의 제작 및 운영 관리를 전담하는 1개의 가상 아티스트/IP 제작 센터도 신설하기로 했다.

이는 곧 이수만 대주주 중심의 독점 프로듀싱 체계에서 벗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그간 이수만 대주주는 개인회사 라이크기획을 통해 프로듀싱 명목의 비용을 수령, SM은 소액주주를 대표하는 얼라인파트너스자산운용으로부터 이에 대한 지적을 받아왔다. 결국 이수만 대주주와의 프로듀싱 계약을 종료하기로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