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된 30일 서울 송파구청에서 공무원들이 마스크를 벗고 업무를 보고 있다.
방역당국의 새로운 방침에 따라 이날부터 의료기관·약국, 대중교통, 감염취약시설을 제외하고 백화점, 대형마트 등 다중이용시설이나 학교, 유치원, 학원 등 교육·보육시설 등 대부분 장소에서 마스크를 벗을 수 있게 됐다.
일상 속에서 마스크와 완전히 멀어지는 시기를 정부는 대략 5월쯤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0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 중대본 정례 브리핑에서 정기석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 겸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은 “우리가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을 안 해도 되는 때는 아마 이번 5월 충분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개인적인 생각은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부터 실내 마스크 규제 1단계가 해제됐으나 일부 시설에서는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어야만 한다. 이에 따라 정 위원장은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의무적으로 착용할 필요가 없는 2단계 해제 시점을 오는 5월로 예상했으나 구체적인 시기는 유행 상황과 전문가 논의를 통해 정한다는 입장을 전했다. 또한 코로나19 확진자를 7일 동안 의무적으로 격리하는 방역 수칙과 관련해서도 전면 해제는 아직 시기상조라고 봤다. 정 위원장은 “격리를 다 풀었을 때 너무나 많은 분들이 바이러스를 주변에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그 부분은 조금 더 기다려야 된다”며 “의무적으로 격리를 하는 것은 아직까지는 조금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정 위원장은 “전체 국민 5100만명 중 면역력을 가진 사람이 약 40%에 불과해, 나머지 60%인 3000만명은 언제든 감염돼 전파자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코로나19 고위험군에 속하는 고령층, 면역저하자, 감염취약시설 이용자 및 종사자, 만성질환 보유자들은 가능한 모든 장소에서 마스크를 착용해주길 강력히 부탁한다. 한시라도 빨리 개량백신을 접종해, 면역력을 갖추길 바란다”고 말했다.김경림 키즈맘 기자 limkim@kizmom.com
SK하이닉스는 정부 지침에 따라 모든 사내 공간에서 마스크 착용 여부를 구성원 자율에 맡긴다고 30일 밝혔다. 단, 사내 부속 병원과 약국 등 감염 취약 시설과 통근버스를 포함한 대중교통 수단이 있는 곳에선 마스크 착용 의무를 유지한다.SK하이닉스는 우선 사내 식당에 설치한 비말 차단 가림막을 50% 제거해 식당을 구성원 교류의 장으로 복원한다. 다른 시설에 있던 안전장치들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전 상태로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했다.또 참여 인원과 교육 형태를 제한했던 사내 교육을 대면으로 진행한다. 회의실, 사내체육시설, 샤워실에서의 마스크 착용도 구성원들의 자율에 맡긴다. 사내 구성원 가족과 지인을 초청하던 행사도 재개해 가족 친화적인 기업 문화를 강화할 계획이다.앞서 정부는 이날부터 병원, 대중교통 수단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한 모든 곳에서 실내 마스크 착용을 의무에서 권고로 조정하는 지침을 시행했다.SK하이닉스는 이번 지침 완화로 구성원 간 소통과 협업이 강화되길 기대한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마스크 착용 시 대면 소통의 효율성이 20% 이상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정도로 그동안 사내 커뮤니케이션에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번 지침 완화를 통해 구성원 간 소통과 협업이 강화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마스크 착용을 구성원 자율에 맡기는 만큼 기본적인 보건활동에 더욱 힘써서 구성원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김은지 한경닷컴 기자 eunin11@hankyung.com
실내 마스크 의무 착용 조치가 해제된 30일 의무 해제가 처음 논의됐던 대전에서는 대체로 아직은 조심스러워하며 마스크를 쉽게 벗지 못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다만, 학생과 소상공인들은 해제 첫날부터 학교 생활이 더 편해지고 영업 실적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는 반응을 보였다. ◇ 아직은 '조심'…마스크 벗지 못한 시민 여전히 많아 이날 오전 8시 15분께 도시철도 반석역 앞 버스 승강장에 있던 수십명의 시민들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고, 시청역 근처 거리의 시민들도 영하권 날씨에 모두 마스크를 쓰고 출근길을 재촉했다. 버스, 지하철 등 대중교통, 병원 등 일부 시설을 제외하곤 실내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되지만 이러한 방침을 아직 잘 모르는 시민도 있었다. 서구 큰마을아파트 버스정류장에서 마스크를 착용한 채 버스를 기다리고 있던 30대 직장인 정모 씨는 "어디에서 벗고 어디에서 써야 하는지 규정을 잘 몰라서 일단 계속 쓰고 다닐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성고속버스터미널 대합실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던 박모 씨도 "터미널에서도 당연히 마스크를 착용해야 하는 줄 알았다"며 "다른 승객들도 다 쓰고 있어서 마스크 해제가 조심스럽긴 하다"고 했다. 서구 둔원초 돌봄교실에 2학년 자녀를 배웅한 30대 학부모 황모 씨는 "일단 오늘은 아이가 마스크를 착용한 채 학교에 갔다"며 "마스크 착용이 의무인 곳도 있어 학교 내의무 착용 해제가 한편으로는 걱정이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 "계속 쓸 예정"이란 시민도 적지 않아 오전 9시께 대전시청 1층에서는 대부분의 공무원과 시민들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로 담소를 나누거나 업무를 보고 있었다. 시청 1층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던 30대 직장인 이모 씨는 "아직 코로나가 걱정돼 마스크를 쓰고 있는 중"이라며 "앞으로도 계속 착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전지방법원 청사 내 직원과 사회복무요원, 보안관리대원 등도 모두 마스크를 착용한 채 정문을 지켰고, 법정을 방문한 민원인 중에서도 마스크를 쓰지 않은 시민들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마트와 은행 등 생활 편의시설 등을 찾은 시민들도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한 모습이었다. 어머니와 함께 마트를 찾은 이모 씨는 "확진자가 계속 나오는 상황이라서 아직은 시기상조인 것 같다"며 "또 겨울철 감기 예방같이 마스크의 순기능도 많아서 당분간은 쓰려고 한다"고 밝혔다. 노년층 시민 중에서도 여전히 코로나19 감염과 건강상의 이유로 마스크 착용을 계속하겠다는 반응이 많았다. 유성구의 한 은행에 돈을 찾으러 온 이모(91) 씨는 "코로나19 감염 확산세가 어떻게 될지 몰라 조금 더 상황을 지켜보려고 한다"고 밝혔다. 김모(80) 씨 역시 "우리 같은 노인들은 코로나19 잘못 걸리면 큰 병치레 한다"며 "나는 매일 손 소독도 철저히 한다. 젊은 사람들은 벗어도 될지 몰라도 노인들은 계속 쓰는 게 좋다"고 조심스러워했다. ◇ 학생·소상공인들 "앞으로 기대돼요" 개학 첫날을 맞이한 세종 소담고에서도 대부분의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한 채 등교했다. 이 학교 2학년생인 민모 양은 "오늘 친구들이 대부분 마스크를 착용하긴 했지만, 이제는 학교에서도 마스크를 벗을 수 있으니까 더 편안한 학교생활이 될 것 같다"는 기대감을 드러냈다. 윤모 교사는 "아직은 상당수 학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는데, 학교는 학생 밀집도가 높은 곳이다 보니 여전히 학생들의 안전에 유의하면서 수업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며 "나중에 마스크 착용 해제가 완전히 이뤄지면 더욱 활기찬 수업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기간 매출 하락 등 어려움을 겪었던 소상공인들도 마스크 착용 해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를 나타냈다. 서구에서 개인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코로나19 이후로 오후 6시까지만 영업하고 있지만, 원래 마감시간이었던 오후 11시까지로 영업시간을 확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내비치기도 했다. 박 씨는 "그간 카페 내에서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는 손님들에게 착용을 안내했을 때 역정을 내는 분들을 더러 봤는데, 이제는 이런 실랑이를 할 필요가 없으니 가게를 운영하는 입장에서 훨씬 마음이 편해졌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