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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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업들의 작년 4분기 ‘어닝쇼크’ 우려가 커지면서 증시 상승세에 찬물을 끼얹을 것이란우려가 나온다. 외국인 매수세로 상승세를 그리던 증시가 숨 고르기 국면에 진입하면서 이러한 우려는 더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출 경기에 비교적 영향을 덜 받는 금융·통신 업종을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밸류에이션 부담 커진 코스피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사 추정치가 존재하는 상장사 252개의 지난해 4분기 실적 추정치(잠정 발표치 포함) 합산액은 30조29억원으로 집계됐다. 1개월 전 추정치(38조1753억원)와 비교해 21.4%, 약 8조원 넘는 금액이 줄어들었다. 2021년 4분기(45조5698억원)와 비교하면 34.1% 감소했다.

어닝쇼크 강도가 커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한동안 오름세를 보이던 증시에도 악재가 될 것이란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익 전망은 하향됐지만, 증시는 오르면서 코스피지수 전체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이 부담스러워졌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의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지난해 10월 초 9.3배 수준이었으나 지난 18일 기준으로 12.1배까지 상승했다. 유동성 장세로 코스피지수가 고점에 다다르던 2021년 6월과 비슷한 수준이다.

무역 환경이 악화하면서 전체적인 수출 규모가 줄어드는 점도 어닝쇼크 우려를 키우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은 지난해 4분기 한국의 수출액이 전년동기대비 1% 이상 감소한 1750억 달러 수준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실적 전망 하향으로 인해 코스피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지 않아 상단을 제약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최재원 키움증권 연구원도 “아직 4분기 실적 발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추가적인 실적 하향에 따른 밸류에이션 부담 가중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수출 영향 적은 금융·통신이 대피처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변동성을 회피하고 안정적인 투자를 고려한다면 수출 경기와 무관하면서 실적이 견고한 업종을 중심으로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대신증권은 이러한 업종으로 금융·통신주를 꼽았다.

하나금융지주, KB금융, 신한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4대 은행주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 추정치 합산액은 4조1168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5668억원)보다 15.4% 오를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주는 올해 들어 배당개선 기대로 주가가 단기간 크게 올랐다. 일시적 조정이 있을 수 있지만 배당개선이 이뤄진다면 장기적인 상승세도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통신주도 수출 경기와 무관하게 비교적 안정적인 영업이익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SK텔레콤의 작년 4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36% 증가한 3050억원, LG유플러스는 45.8% 늘어난 2306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KT는 설비투자와 임직원 인센티브 지급 등의 여파로 전년보다 영업이익이 50% 감소할 전망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4분기 실적 시즌 동안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거나 최근 반등에서 밸류에이션 수준이 높아진 업종은 주가 단기 변동성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며 “수출과 상관관계가 높지 않은 금융주와 이익 대비 주가 조정이 커 밸류에이션 부담이 낮은 통신 업종으로 리스크 관리를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