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착용' 빼고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 해제"
홍콩도 '위드 코로나'…입국자 PCR 검사·백신패스 폐지(종합)
홍콩이 29일부터 입국자에 대한 PCR(유전자증폭) 검사와 '백신 패스', 밀접 접촉자에 대한 격리를 폐지한다며 본격 '위드 코로나' 시대를 선언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히며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제외한 모임 인원수 제한 등 모든 사회적 거리두기 조치를 해제한다"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감염자는 현행처럼 5일간 재택 격리를 해야 하며 4일째와 5일째 이틀 연속 신속 항원 검사에서 음성이 나와야 격리가 해제된다.

또 학생들에 대한 매일 아침 등교 때 신속 항원 검사 의무도 유지된다.

리 장관은 "홍콩의 백신 접종률이 높고 확인된 누적 감염자 수가 250만 명을 초과해 집단면역 수준이 상당한 수준에 도달했다"며 "3년간의 방역 동안 의료진이 풍부한 대응 경험을 얻었고 충분하고 효과적인 방역 약품이 구비돼 있어 방역 완화 조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시민들은 3년간의 경험을 통해 자기방어 능력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며 "향후 전염병 예방 정책은 중증과 사망 예방, 고위험군 보호에 중점을 둘 것"이라고 밝혔다.

인구 약 730만 명인 홍콩의 코로나19 누적 감염자는 252만여 명이며, 관련 누적 사망자는 1만1천562명이다.

또 백신 2차 접종률은 93%, 3차 접종률은 83.1%이다.

홍콩도 '위드 코로나'…입국자 PCR 검사·백신패스 폐지(종합)
홍콩 정부의 이런 조치는 중국이 내달 8일부터 의무격리 폐지 등 입국자에 대한 방역 정책을 대폭 완화하고, 자국민들에 대한 일반 여권 발급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기로 한 데 따른 것이다.

중국 이민관리국은 관광 및 비즈니스를 위해 중국 본토 거주자가 홍콩에 갈 때 필요한 허가증의 처리도 내달 8일부터 재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리 장관은 중국과의 인적 교류 전면 재개 시점을 다음 달 15일로 잡고 있다고 밝혔다.

홍콩은 2020년 1월부터 중국의 '제로 코로나' 정책에 보조를 맞추며 입국자에 대해 엄격한 방역 정책을 취해왔다.

이에 따라 홍콩과 중국 간 육로는 닫혔고, 인적 교류도 엄격히 제한돼 왔다.

홍콩은 그러나 '국제 금융 허브'의 위상이 추락하자 지난 9월 26일 입국자에 대한 호텔 격리를 폐지하는 등 중국보다 한발 앞서 방역 완화에 나섰고, 중국이 마침내 '제로 코로나'를 포기하자 추가 방역 완화에 들어갔다.

홍콩은 현재 입국자에 대해 공항에서 한번, 입국 이틀째 한번 등 두 차례 PCR 검사와 5일간 신속 항원 검사를 의무화하고 있다.

또한 백신을 2차 이상 접종해야 입국할 수 있으며, 3차 이상 접종해야 식당 등에 출입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중국인들의 백신 접종률이 낮은 상황에서 홍콩 정부는 본토와 인적 교류 전면 재개를 앞두고 백신 패스를 폐지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을 것으로 분석된다.

홍콩 정부는 30일 이내 단기 체류 비거주자에 대해서는 무료로 백신 접종을 제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단기 체류자는 개인 병원과 사립 병원에서 유료로 백신을 맞을 수 있다.

앞서 국경 전면 개방과 함께 중국인들이 홍콩으로 '백신 관광'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자 이들에 대한 백신 접종을 유료로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중국에서는 자체 개발한 불활성화 백신만 맞을 수 있는데, 이는 화이자나 모더나 등의 메신저 리보핵산(mRNA) 백신보다 효능이 낮아 중국인들의 불신을 사고 있다.

홍콩도 '위드 코로나'…입국자 PCR 검사·백신패스 폐지(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