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군 사격 추정 소리도 들려…비상 상황에 주민 불안
北무인기 침범…인천 어선 이동 조치·김포대피소 개방
26일 북한 무인기 여러 대가 인천 강화도와 경기 김포 일대 영공을 침범한 것으로 알려지자 주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25분께부터 북한 무인기 여러 대가 우리 영공을 침범해 경기 김포와 인천 강화도 일대로 넘어왔다.

해당 무인기들은 2014년 남측에서 발견됐던 북한 무인기와 비슷한 크기로 각기 다른 형태의 항적으로 보였으며, 일부는 민간인과 마을이 있는 지역까지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은 공군 전투기와 공격헬기 등 대응 전력을 투입해 격추 작전에 나선 상태다.

해병대 2사단 관계자는 "현재 (북한 무인기에 대응하는) 작전을 진행하고 있지만 기밀 사항이어서 밝힐 수 없다"며 "합동참모본부를 통해 대응 상황을 전달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해양경찰은 이날 오후 인천 앞바다에서 어선과 여객선을 안전 해역으로 이동 조치했다.

인천해경서는 이날 오후 1시 21분께 해군 2함대로부터 북한 무인기와 관련한 연락을 받고 7분 뒤 강화도 만도리 어장에서 조업하던 어선 4척과 인천에서 연평도로 향하던 여객선 1척을 안전 해역으로 이동시켰다.

이후 해경은 오후 3시께 상황을 모두 해제하고 어선 조업과 여객선 운항을 재개했다.

주민들은 북한 무인기 침범과 우리 군의 대응 등 비상 상황이 전개되자 불안하다는 반응을 보였다.

황교익 강화군 인사리 이장은 "오늘 오후 1시 넘어서 총소리가 들렸다는 주민 연락을 받았다.

군 사격훈련도 없었는데 이상하다고 생각해 알아본 뒤에야 북한 무인기가 넘어왔다는 걸 알았다"며 "총소리는 우리 군의 사격 대응 소리였던 것 같다"고 전했다.

문경임 김포시 조강리 이장은 "북한 무인기가 넘어왔다고 면사무소로부터 연락을 받았다"며 "오후 4시부터는 대피소 문도 열어놓고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는데 (북한 무인기가) 소리도 없이 넘어왔다고 하니 꺼림칙하다"고 불안감을 내비쳤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인천·경기 등 수도권 맘카페에는 북한 무인기가 우리 영공을 침범했다는 언론 보도를 공유하는 게시글이 잇따랐다.

한 누리꾼은 "(무인기 때문에) 무서워서 잘 수 있을지 모르겠다.

짐을 싸야 하냐"며 "아까부터 헬기가 엄청나게 날아다닌다"고 호소했다.

관련 게시글에는 "오전에 발생한 일이 이제야 뉴스에 나와 더 불안하다"라거나 "일산 장항동까지 헬기 소리가 너무 크게 들린다"는 댓글들이 달렸다.

강화군과 김포시 접경지역 면사무소들은 비상 연락망을 열어두고 군 당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조현미 강화군 교동면장은 "아직 군 당국의 주민 대피령은 내려오지 않았다"며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각 지역 이장들에게 수시로 전화하며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