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리더의 시각
황병진 NH투자증권 연구위원

[마켓PRO]"금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


2022년에도 원자재 시장(S&P GSCI 기준)은 두 자리 상승률로 주식, 채권 등 여타 자산 시장 대비 아웃퍼폼하는 한 해를 마무리하고 있다. 전 세계적인 경기 침체 우려가 원자재 시장에서도 하반기 이후 변동성을 확대시켰으나 에너지, 금속, 농산물 등 대부분 원자재들은 과거 보다 높은 레벨에서 가격 하방경직성을 확인하는 모습이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더욱 가시화된 신(新)냉전과 탈(脫)세계화, 그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수요 우려 속에서도 타이트한 원자재 시장 수급을 형성한 결과로 해석된다.
[마켓PRO]"금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
한편 귀금속(금, 은 등) 섹터에 있어 2022년은 여타 원자재들(석유, 가스, 구리, 옥수수 등)보다 녹록치 않은 한 해로 평가된다. 러-우크라이나 사태 직후 안전자산 수요가 1분기 한때 여타 원자재 섹터 상승에 동반한 귀금속 섹터 강세를 지지한 바 있다. 그러나 인플레이션 억제를 위한 연준 주도의 공격적인 긴축은 대표적인 안전자산이자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인 귀금속 섹터에서 하방 압력을 가중시키는 악재로 상존해왔다. 실질금리 정상화 속 명목금리 상승, 동 기간 달러지수 강세 속에서 안전자산뿐만 아니라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 수요까지 훼손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귀금속 섹터, 올 한 해 동안 원자재(S&P GSCI 기준) 성과를 줄곧 언더퍼폼
[마켓PRO]"금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
주: 2022년 12월 16일 기준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2023년에는 그 동안 금과 은 가격을 압박해온 삼중고(三重苦, 실질금리와 명목금리, 달러지수의 동반 상승)가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다시 귀금속 섹터의 ‘강세 사이클(Bull Cycle)’을 재개시키는 트리거가 될 전망이다. 당장은 12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에서 높아진 점도표(Dot Plot)상 최종금리(Terminal Rate) 전망치가 다시 긴축 장기화 우려를 부각시킬 수 있다. 그에 따른 실질금리와 명목금리, 달러지수의 상승이 금과 은 가격의 단기 부담 요인이 될 수 있음을 염두에 두자. 다만 12월 FOMC를 통해 4.25~4.50%까지 상승한 연준 기준금리를 감안할 때 5%대로 제시된 최종금리 전망치를 둘러싼 시장 공포(긴축 강도)는 재차 완화될 전망이다. 결국 단기적으로 불가피한 가격 조정은 2023년 귀금속 투자 ‘비중확대’를 위한 저가 매수 기회로 인식할 것을 권고한다.

2023년에는 물가와 금리, 달러가 하향 안정화되는 ‘골디락스’를 예상

글로벌 매크로의 ‘골디락스(Goldilocks)’ 환경이 2023년 귀금속 섹터 강세 사이클(Bull Cycle)을 견인할 원동력이 될 전망이다. 얕은 수준으로 예상되는 연준의 공격적 긴축 여파, 즉 경기 침체 깊이(Mild Recession)는 정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의 디플레이션 전환 가능성을 제한한다. 동 기간 슬로우플레이션(Slowflation)으로 일컬어지는 점진적인 인플레이션 완화는 명목금리와 달러지수 하락을 동반할 전망이다. 통상적으로 달러 약세(실질금리 하락)가 동반되는 인플레이션과 명목금리 하향 안정세는 ‘경제가 너무 뜨겁지도, 너무 차갑지도 않은 적당한 상태’인 골디락스를 의미한다. 이 같은 골디락스 환경에서는 원자재 시장 전반의 가격 하방경직성이 강화되고 산업금속과 귀금속, 각각 대표 위험자산과 안전자산, 섹터의 동반 강세 시도까지 예상된다.

정점을 통과한 인플레이션 하 연준 긴축 속도 조절은 명목금리와 달러 반락을 동반, 귀금속 섹터의 삼중고(三重苦)를 해소
[마켓PRO]"금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미국 중심의 얕은 침체 예상 속 명목금리 하락은 ‘안전자산’ 수요를 확대

우선 ‘안전자산(Safe Haven)’ 수요가 2023년 귀금속(금, 은 등) 섹터 투자 매력을 높일 것으로 판단된다. 빅 스텝(50bp=basis point), 자이언트 스텝(75bp)을 넘나든 공격적인 긴축 결과로 역전된 국채 장단기 금리차(10년-2년, 또는 10년-3개월)는 미국 경기의 침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뉴욕 연은(New York Fed) 모델상 미국 경기 침체 확률도 2023년 하반기부터 상승, 11월에는 30%까지 돌파해 장기 금리의 하방 압력을 가중시켜왔다. 이는 10년물 중심의 미국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 대표 안전자산인 금을 비롯한 귀금속 섹터에서도 가격 하방경직성을 지지한다. 이후 2024년 연준 기준금리 인하 전망이 대두되면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귀금속 섹터 강세 전망도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연준 PIVOT은 실질금리 상방 압력을 낮추는 또 다른 귀금속 섹터 호재

연준을 비롯한 글로벌 중앙은행들의 공격적인 긴축은 높은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금, 은 등 귀금속 섹터의 ‘인플레이션 헤지’ 기회를 훼손했다. 2022년 초 한때 -1.0%를 하회한 미국 물가연동채권(TIPS) 10년물 수익률이 가파르게 급등, 하반기에는 약 2.0%에 근접하며 자산 시장의 인플레이션 헤지 부재를 반영했다. 동 기간 금과 은 가격도 온스당 각각 1,700달러와 20달러를 하회, 무거운 하방 압력을 직면하기도 했다.

2023년 하반기로 갈수록 긴축 속도 조절에 나선 연준의 2024년 기준금리 인하 전망 대두로 실질금리의 추가적인 하향 안정화가 예상된다. 이는 ‘인플레이션 헤지’ 기회 부재 속에서 금, 은 등 귀금속을 매도해온 투자자들의 숏커버링(매도 청산)을 동반한 신규 매수세까지 유인할 것이다. 불가피한 단기 가격 조정으로 금 가격이 다시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후퇴 시 적극적인 매수를 통해 금 투자 ‘비중 확대’를 권고한다. 또한 2023년 말까지 금 가격은 1,950달러를 목표로 빈번한 상승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Gold) 가격, 2023년에는 온스당 1,950달러를 1차 목표로 빈번하게 상승을 시도할 전망
[마켓PRO]"금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실질금리 반락은 Gold/Silver Ratio 하락을 동반, 동 기간 은 가격 강세도 기대!

2023년 예상되는 골디락스(Goldilocks), 즉 물가와 금리, 달러의 동반 하향 안정화 속에서는 금(Gold)뿐만 아니라 높은 은 투자 매력도 높아진다. 특히 달러 약세가 동반되는 골디락스 하에서는 실질금리의 상방경직성 강화, 나아가 하향 안정화로 산업금속과 귀금속 섹터가 동시에 강세를 시도할 수 있다. 또한 실질금리 반락은 금/은 가격 상대성과(Gold/Silver Ratio) 하락을 동반해 금(안전자산)과 구리(산업금속)의 특성을 모두 보유한 은으로 투자자들의 시선을 집중시킨다. 참고로 금과 구리 가격이 동시에 상승하는 골디락스 하에서는 금보다 베타가 큰 은 가격 강세 모멘텀이 더욱 부각된다. 이에 2023년에는 금뿐만 아니라 은에 대한 투자 의견도 ‘비중확대’를 제시, 1차적으로 온스당 27.5달러를 목표로 하는 매수 전략을 권고한다. 골디락스 환경이 지속되고 은 가격이 27.5달러를 돌파하면 그 다음은 약 35달러까지 목표가 높아질 수 있다.

2023년 은(Silver) 가격은 온스당 27.5달러를 목표. 해당 레벨 돌파 시 35달러까지 목표가 상향 가능
[마켓PRO]"금 온스당 1700달러선으로 하락시 적극 매수 기회"
자료: Bloomberg, NH투자증권 리서치본부

마지막으로 2023년 금, 은 등 귀금속 투자는 원화 가치 강세 가능성이 헷지된 국내 상장 ETF 활용을 권고한다. 인플레이션과 금리, 달러의 동반 하락이 금과 은 가격 강세를 지지하는 반면 달러 약세(원화 가치 강세) 시 원화표시 금, 은 가격은 상승폭이 국제 가격을 하회하거나 미미할 수 있다. KRX 금 실물 투자도 이 같은 원/달러 환율 변화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을 염두에 두자. 대표적인 국내 상장, 환헷지 귀금속 ETF로는 KODEX골드선물(H), TIGER골드선물(H), KODEX은선물(H), TIGER금은선물(H) 등을 예로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