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벽장 등 내수체육시설 관련 군사기지법 절차 이행 않아

청주시가 군사 관련 법을 위반하면서 공군비행장 인근 체육시설에 조명등을 설치했거나 조명탑을 세우려다가 감사원 감사를 받았다.

감사원은 지난 9월과 11월에 총 6일간 청주시를 상대로 항공안전관리 실태조사를 한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감사원은 내수생활체육공원의 암벽장 조명등과 내수하수처리장의 테니스장 조명등이 군 당국과 협의 없이 설치된 점과 내수생활체육 조성사업의 실시계획인가 당시 군 당국 협의가 누락된 점을 지적했다.

공군비행장 옆에 조명등 설치한 청주시…감사원 감사받아
감사원은 해당 부서 현 근무자들을 조사하고 관련 자료도 가져갔다.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군사기지법)에 따르면 행정기관의 장은 비행안전구역에서 안전 관련 규정에 저촉될 우려가 있는 건축물의 건축이나 공작물·등화 설치 등을 허가하려면 국방부 장관 또는 관할 부대장과 협의해야 한다.

이 법에는 비행안전구역에서 '항공등화의 명료한 인지를 방해하거나 항공등화로 오인할 우려가 있는 유사등화의 설치' 행위를 할 수 없다는 조항도 있다.

내수읍 전체는 군사기지법상 비행안전구역이다.

시는 그런데 2017년 5월 내수생활체육공원 조성사업 실시계획인가 협의 당시 공군 제17전투비행단과는 협의하지 않았다.

이곳에는 다목적체육관과 축구장, 족구장, 그라운드골프장, 인공암벽장, 야구장, 배드민턴체육관이 조성됐거나 조성 중이고,축구장과 야구장은 조명탑(10개) 설치가 전제됐다.

먼저 만들어진 축구장은 조명탑을 조종사의 조종을 방해할 수 있는 유사등화로 본 공군의 부동의로 조명시설이 설치되지 않아 현재 낮에만 이용되고 있다.

야구장도 조명탑 설치가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군 당국 협의를 빠뜨렸을 뿐만 아니라 군사기지법 조항도 꼼꼼히 살피지 않아 빚어진 문제다.

공군비행장 옆에 조명등 설치한 청주시…감사원 감사받아
시는 또 지난해 내수생활체육공원 일부 암벽장 테두리에 조명등을 달았는데 이 과정에서 군 당국과 협의하지 않았다.

옛 청원군 시절인 2011년 인근 하수처리장에 테니스장을 조성하면서 조명등을 달았는데 이때도 군 당국 협의를 누락했다.

시 관계자는 "감사 결과가 언제 나올지는 알 수 없다"며 "암벽장 조명은 공군 측과 협의해 조도를 낮추거나 필요하면 아예 제거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