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5년간 섬 주민 4천300명 혜택…고혈압·당뇨 등 9개 질환
[톡톡 지방자치] 의료취약 인천 옹진군 섬…원격으로 화상진료
"안녕하세요.

지금 진료 예약한 환자들이 얼마나 있나요?"
지난 15일 인천 미추홀구 옹진군보건소 3층 원격 화상진료실.
의사가 진료실에 설치된 캠 카메라 앞에 앉아 컴퓨터에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자 옹진군 자월도 이작보건진료소가 원격으로 연결됐다.

커다란 TV 화면에 보건진료소장이 등장해 말하기 시작하자 인천 도심에 있는 보건소에서 섬마을 보건진료소까지 70여㎞ 떨어진 거리임에도 끊김 없이 또렷한 음성이 들렸다.

이는 서해 최북단 백령도·연평도 등 113개 섬으로만 이뤄진 옹진군이 도입한 원격 화상진료 시스템이다.

의료 취약 지역으로 분류되는 옹진군은 65세 이상 주민이 6천여명으로 전체 인구의 25% 이상을 차지한다.

그만큼 노인 의료 정책의 중요성이 크지만 섬이라는 지역 한계 탓에 의료 인프라는 턱없이 부족하다.

100여개 섬 가운데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23곳인데 이들 섬에 있는 의료 시설은 보건지소 8곳과 보건진료소 11곳이 전부다.

병원은 백령도의 백령병원이 유일하고, 일반 의원이 있는 섬은 영흥도뿐이다.

모든 섬을 통틀어 약국도 영흥도에 있는 3곳이 전부다.

대다수 섬 주민들은 하루 1∼2차례 운항하는 여객선을 타고 인천 육지로 나오지 않으면 제대로 된 병원 진료를 받기 어려운 실정이다.

육지에 한 번 나올 때마다 진료비는 물론 뱃삯과 숙박비까지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톡톡 지방자치] 의료취약 인천 옹진군 섬…원격으로 화상진료
이에 옹진군이 2009년부터 원격 화상진료 사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하면서 각 섬의 보건진료소 10곳이 이 시스템에 연결됐다.

영흥도 보건진료소는 연륙교가 놓여 있어 제외됐다.

원하는 주민들은 간호사가 배치된 각 섬의 보건진료소를 찾아가 원격 진료를 받을 수 있다.

보건진료소에서 대면 진료를 받은 뒤 미리 예약을 하고 돌아가면, 추후 일정에 맞게 찾아가 원격 화상진료를 보는 방식이다.

진료 대상은 고혈압·당뇨·고지혈·골다공증·전립선·간질환 등 9개 만성 질환이다.

이들 질환에 대해서는 약 처방도 가능하다.

인천 미추홀구 육지에 있는 옹진군보건소 의사가 캠 카메라를 통해 환자 상태를 직접 진단하고 약 처방을 해 준다.

이때 필요한 의약품은 보건소에서 구입한 뒤 각 보건진료소에 전달하는 방식이다.

2018년부터 올해 10월까지 최근 5년간 4천311명의 옹진군 섬 주민이 원격 진료로 도움을 받았다.

이 사업을 추진한 옹진군보건소는 최근 정보통신기술(ICT) 기반 의료정책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장관 표창과 우수상을 받기도 했다.

임승운 옹진군보건소 보건행정과장은 19일 "앞으로는 원격으로 진료받을 수 있는 대상 질환의 범위를 지금보다 확대할 계획"이라며 "그렇게 되면 좀 더 다양한 질환에 대한 의약품 처방도 가능해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톡톡 지방자치] 의료취약 인천 옹진군 섬…원격으로 화상진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