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전이야말로 나 자신을 가장 가치 있게 만드는 일이라고 여기고 줄기차게 도전했다.”

5일 삼성전자 최초로 여성 사장에 오른 이영희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은 2015년 5월 삼성 토크콘서트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는 평소 주변 직원들에게 “도전을 즐기라”고 말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이 사장은 삼성 계열사를 통틀어서도 오너가 출신이 아닌 첫 번째 여성 사장이다. 그동안 삼성 계열사 사장은 이건희 선대 회장 장녀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뿐이었다.

이 사장은 삼성전자 안팎에서 ‘알아주는’ 마케팅 전문가로 통한다. 1964년생인 그는 연세대를 졸업한 뒤 미국 노스웨스턴대 대학원에서 광고마케팅학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부레오버넷코리아, 유니레버코리아, SC존슨코리아, 로레알코리아 등 주로 외국계 기업에서 마케팅을 담당했다.

그는 2007년 삼성전자로 자리를 옮겨 스마트폰 ‘갤럭시S’ 시리즈 마케팅을 주도했다. 이후 갤럭시 시리즈 브랜드 안착 및 흥행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 전무,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2012년에는 승진 연한을 1년 앞당겨 부사장에 발탁되기도 했다. 이후 10년째 자리를 지켜왔다. 2013년엔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최고마케팅책임자(CMO) 2위에 올랐다.

삼성전자 내에선 2014년 스마트폰 판매 실적이 급격히 악화됐을 때 이 사장이 도전정신을 발휘한 사례를 그의 대표 업적 중 하나로 꼽는다. 2015년 ‘갤럭시S6’ ‘갤럭시S6엣지’를 출시하면서 패션쇼 콘셉트의 스마트폰 발표 행사를 연 게 그의 아이디어다. 위축된 스마트폰사업 분위기를 바꾸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영화 ‘어벤져스’와 협업하며 세계적으로 이슈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 사장은 이에 대해 “기존 방식에서 벗어나 상품 기획부터 개발, 디자인 등을 모두 원점에서 다시 고민한 결과”라며 “끈질기게 도전하면 결국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