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평화의 날' 맞아 퍼레이드 주최…"전쟁나면 엄청난 대가"

뤼슈롄(呂秀蓮·영어명 ) 전 대만 부총통은 중국과 대만, 즉 양안 간 갈등이 불가피하다면서 대만인들은 중국과의 잠재적 전쟁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해야 한다고 말했다.

21일 중국시보(中國時報)와 타이완뉴스 등 대만 매체에 따르면 뤼 전 부총통은 '국제 평화의 날(9월 21일)'을 맞아 타이베이에서 유엔의 후원을 받는 3개 비정부기구(NGO)와 공동으로 주최하는 퍼레이드 행사와 관련해 이같이 밝혔다.

뤼슈롄 전 대만 부총통 "전쟁 가능성에 대한 두려움 표현해야"
뤼 전 부총통은 먼저 세계가 대만인들이 중국과 전쟁을 할 준비가 돼 있다고 잘못 추정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문한 뒤 국제평화의 날을 맞아 이뤄지는 퍼레이드 행사의 목적은 대만인들의 이런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국제 평화의 날은 1981년 유엔이 유엔총회를 통해 지정한 국제 기념일로, 날짜는 9월 21일다.

전쟁 및 폭력 행위에 대한 중단을 지지하고 평화에 대한 이상을 기념하는 날이다.

대만은 (중국과의) 전쟁이 발발하면 엄청난 대가를 치러야 할 것이며, 대만해협의 양안은 긴장이 군사적 갈등을 통해서만 해결될 정도로 적대감을 느끼고 있지 않다고 뤼 전 부총통은 주장했다.

뤼 전 부총통은 자신의 이러한 결론이 수년 간 풀뿌리 공동체와의 상호 소통에 기반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만은 (중국의 도발에) 주의를 기울이면서 방어를 강화하기 위해 2018년 사실상 폐지된 징병제를 재검토할 필요성이 있다고 주문했다.

그는 여성들이 군 복무를 할 기회를 얻지 못하는 것은 애석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민진당 소속으로 두 차례 대만 부총통을 역임한 뤼 전 부총통의 발언은 중국의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이 강화되는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은 2016년 5월 민진당 소속의 차이잉원(蔡英文) 대만 총통이 집권한 이후 대만과의 공식적인 관계를 단절하고 대만에 대한 강도 높은 군사·외교적 압박을 가하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의 대만 방문(8월 2∼3일)을 계기로 대만섬을 포위하는 대규모 실사격 훈련을 하고, 군용기를 연일 대만해협 중간선과 대만의 방공식별구역(ADIZ)에 진입시키는 등 군사적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미국 싱크탱크인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가 최근 실시한 '차이나파워(ChinaPower) 프로젝트' 결과 조사 대상 전문가의 63%가 '중국이 10년 이내에 대만을 침공할 가능성이 있다'고 응답했다.

뤼 전 부총통은 대만 민주화 운동의 주역이자 여성운동의 대모로 불리는 인물이다.

그는 천수이볜(陳水扁) 전 대만 총통과 러닝메이트를 이뤄 제10대와 제11대 부총통으로 선출돼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재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