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정보통신기술 최강국 반열 오르게 한 견인차
개원 이후 46년간 일군 경제적 파급효과만 373조9천억원
[대덕특구를 가다] ③ 전자통신연구원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 편집자 주 = 1973년 서울 홍릉의 연구단지를 대체할 '제2연구단지 건설기본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대전 유성구·대덕구 일원 67.8㎢ 면적에 대덕연구개발특구(대덕특구)가 조성됐습니다.

내년이면 출범 50주년을 맞는 대덕특구는 현재 30여개 정부출연 연구기관과 295개 연구소기업, 1천여개 벤처·중견기업, 다수 대학이 포진해 매년 수만개의 미래형 연구 결과물을 쏟아내는 국내 최대 원천기술 공급지로 성장했습니다.

연합뉴스는 대덕특구 내 연구기관 가운데 핵심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는 10곳을 선정해 역사와 연구 성과, 중점 연구 분야 등을 소개하는 기획 기사를 매주 한 곳씩 10회에 걸쳐 송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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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덕특구를 가다] ③ 전자통신연구원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1996년 코드분할다중접속(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우리나라가 이동통신 강국으로 발돋움했고, 세계적으로 이름을 알리는 데 큰 공헌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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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승찬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통신미디어연구소장은 19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2세대(2G) 통신기술인 CDMA 기술을 세계 최초 상용화한 것을 ETRI의 최대 연구 성과로 꼽았다.

방 소장은 이어 "대한민국의 휴대전화 강국 신화를 만들어주신 여러 선배·동료에게 깊은 경의를 표하고 싶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1996년 입사해 2003년 12월 3세대 광대역코드분할다중접속(WCDMA) 기술 개발 과정에 참여한 방 소장은 "CDMA 기술을 발판삼아 이동통신 강국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서는 계기가 됐다"며 "이제 새로운 각오로 도전하는 6세대(6G) 기술 개발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ETRI는 대한민국이 정보통신기술(ICT) 최강국 반열에 오를 수 있도록 가장 크게 기여한 연구기관이다.

CDMA 기술만으로 수천억원의 기술료를 받았고, 1996년부터 2001년까지 이 기술의 파급효과만 125조원에 달한다.

[대덕특구를 가다] ③ 전자통신연구원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1976년 설립된 ETRI는 올해로 46주년을 맞았다.

연구원의 모태는 한국전자기술연구소(KIET)와 한국전자통신연구소(KTRI), 한국전기기기시험연구소(KERTI)이다.

이 기관들이 1981년과 1985년 한국전기통신연구소(KETRI)로 통합됐고, 1997년 지금의 이름이 탄생했다.

약 2천500명의 연구원이 근무하고, 이 중 박사학위자가 1천100여명에 이른다.

연간 6천200억원의 예산을 연구개발(R&D)에 투입하고 있다.

ETRI는 무엇보다 '최초' 타이틀을 가장 많이 보유한 기관이다.

1가구 1전화 시대를 연 전전자교환기(TDX), 반도체 강국 신화를 창조한 반도체(DRAM), 이동통신 선진국 발판을 마련한 디지털이동통신시스템(CDMA), 내 손안의 인터넷 세상을 연 와이브로(WiBro), 전자정부의 기반을 만든 행정전산망용 주전산기Ⅱ(타이컴), 국내 인터넷 최초 연결(세계 두 번째) 등 헤아리기 힘들 정도다.

[대덕특구를 가다] ③ 전자통신연구원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세계 최고 ICT 국제 연구기관'으로 도약한 ETRI는 제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인공지능(AI), 빅데이터, 클라우드, 사물인터넷(IoT), 가상현실(VR)·증강현실(AR), 5G·6G 이동통신, 양자컴퓨팅 등 국민 삶 속 곳곳에 스며드는 기술을 선도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국가에서 매년 선정하는 '국가연구개발 우수성과 100선' 최다 선정기관으로, ETRI는 그동안 134건의 우수성과를 배출했다.

지난 46년 동안 일군 경제적 파급효과만 373조9천억원에 이른다.

특히, ETRI는 전국적으로 ICT 관련 대학교수를 1천200여명 배출하는 등 인력 양성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CDMA기술 상용화를 통해 거둔 3천200억원 등 그동안 벌어들인 산업체 기술 이전료는 1조700억원을 돌파했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라 일컬어지는 국제표준특허 수도 1천17건이다.

이동통신·AI·차세대비디오 압축 기술 등 분야에서 수조∼수십조원의 미래 잠재가치를 지닌 무형자산도 보유하고 있다.

최근에는 수젠텍·신테카바이오·진시스템·마인즈랩 등 4개 연구소기업이 코스닥 상장에 성공하는 등 141개 창업기업을 탄생시켰다.

'벤처 사관학교'라는 명성답게 총 853개 동문 기업이 있고, 이들이 올린 매출액은 244억원에 이른다.

[대덕특구를 가다] ③ 전자통신연구원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ETRI는 '미래사회를 만들어가는 국가 지능화 종합 연구기관'이라는 비전을 세워 디지털 탈바꿈을 선도하고 있다.

2020년 2월 '인공지능 국가전략'을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AI 아카데미'를 설립하는 등 AI 연구개발 강화에 힘쓰고 있다.

AI 관련 특허가 2천여 건이 넘고 AI 전문인력 또한 650여명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ETRI는 세계 시장 진출도 꾀하고 있다.

유럽특허청(EPO)이 선정한 제4차 산업혁명 특허 분야 세계 최고 연구기관, 톰슨 로이터(Thomson Reuters)가 선정한 세계 100대 혁신기관, 미국 특허 종합평가 3년 연속 세계 1위, 국제표준화기구 국제표준특허 보유 세계 5위, 국내 최대 국제표준화 리더 보유기관 등에 이름을 올리며 'AI 강국 코리아'를 견인하기 위해 분주하게 뛰고 있다.

[대덕특구를 가다] ③ 전자통신연구원 '세계 최초 성과의 대명사'
ETRI는 현재 미중 기술 패권 경쟁,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소재·부품·장비 수출규제,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 등 치열하게 벌어지는 글로벌 환경변화 대응을 위해 세계적 수준의 '국제연구소 전환'을 목표로 연구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김명준 원장은 "실생활과 산업에 접목 가능한 기술을 그 어떤 세계적인 연구기관보다 많이 개발하고 있다"며 "기술 추격자(Fast Follower)가 아닌 기술 선도자(First Mover)로서 새로운 시대의 기술 혁신·발전을 이끌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