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으름장 통할까…EU 에너지장관 긴급회의 돌입
유럽연합(EU)이 러시아산 가스가격 상한제 도입과 관련해 본격 논의에 돌입했다.

유럽연합(EU)은 9일(현지시간) 벨기에 브뤼셀에서 연 긴급 에너지관계장관회의에서 EU 행정부 격인 집행위원회가 제안한 러시아산 가스가격 상한제 도입에 관한 논의를 개시했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EU 회원국들이 특정 가격을 넘어서는 가격에는 러시아산 가스를 사들이지 않게 된다.

가스가격 상승에 따라 전력가격도 상승하면서 발전업체들이 얻는 초과이익에 대한 횡재세 도입도 논의 대상이다.

전력가격은 전력생산을 위해 가동된 발전소 중 들어가는 비용이 가장 높은 발전소를 기준으로 정해진다. 지금은 전력수요가 높아 가스 발전소도 가동되면서 전력가격도 이에 따라 결정되고 있다. 이 때문에 풍력이나 태양력, 원자력, 석탄을 통해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업체들은 전력을 역시 높은 가격에 판매할 수 있기 때문에 높은 이익을 얻고 있다.

이 우연한 초과이익을 횡재세 부과를 통해 회수해 소비자의 부담을 경감하겠다는게 EU 집행위의 계획이다.

dpa통신이 입수한 관련 EU법안 초안에 따르면 EU는 가스 외 에너지원으로 전력을 생산하는 발전업체들의 수익 상한을 1MWh당 200유로 제한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는 독일 도매전력시장 가격 1MWh당 440유로의 절반 수준이다.

로베르트 하베크 독일 부총리 겸 경제·기후보호부 장관은 이날 EU 집행부의 계획에 대해 헝가리 등 모든 국가가 동의한다면 지지할 계획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브뤼셀에서 기자들과 만나 "아직 러시아에서 가스를 공급받는 국가들이 러시아로부터 완전한 공급중단 위험을 감수할 준비가 돼 있다면 이에 기꺼이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EU의 계획에 대해 "만약 계약에 위배되는 정치적 결정이 내려진다면 우리는 이를 시행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이해관계에 배치된다면 가스건 석유건 석탄이건 아무것도 공급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그는 "만약 각국이 이를 원하지 않는다면 이는 존중돼야 한다"면서 "독일은 이미 러시아산 가스 없이도 견뎌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U집행위는 이날 회의에서 장관들의 의견이 모아지면 오는 13일(현지시간) 관련 법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사진=연합뉴스)


이휘경기자 ddehg@wowtv.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