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입회장에서 트레이더들이 업무를 하고 있다.(사진=AP=연합뉴스)
'파월 쇼크' 여파로 뉴욕 증시가 4거래일 연속 하락한 가운데 암호화폐 시장은 불안한 게걸음을 이어가고 있다. 비트코인은 2만 달러 선 안팎에서 간신히 줄타기를 하는 모양새다. 암호화폐 전문가들 사이에선 조만간 시장 변동성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 암호화폐 시황 사이트 코인게코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10분 기준 비트코인은 24시간 전보다 0.8% 오른 2만124달러에 거래됐다. 지난달 26일(현지시간)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의 매파적 연설 이후 전 세계 자산시장과 함께 급락한 비트코인은 6일 연속 2만 달러 선을 오르내리고 있다.

같은 시각 알트코인(비트코인을 제외한 암호화폐) 대장주인 이더리움은 0.1% 오른 1561달러에 거래됐다. 이달 '이더리움 2.0' 머지(합병)를 앞둔 이더리움은 파월 쇼크 직후 1400달러대까지 떨어졌다가 1500달러 중반까지 올라섰다. 비트코인에 비해 빠른 회복세다.

주요 알트코인이 부진한 가운데 폴리곤 네트워크의 토큰인 폴리곤 매틱(MATIC)은 2.7% 상승세를 나타냈다. 지난달 디즈니 액셀러레이터 기업으로 선정된 폴리곤은 최근 게임사 등과 파트너십을 확대하며 레이어2의 대표주자로 꼽히고 있다.

"향후 추가 하락 가능성 높다"

암호화폐 시장은 파월 쇼크 이후 아직까지 추가 하락은 피한 모양새다. 비트코인이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 지수와 갈수록 짙은 커플링(동조화) 현상을 보여왔다는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이다. 간밤 미국 뉴욕 증시에서 나스닥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6% 또 하락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암호화폐 시장에도 조만간 상당한 변동성이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암호화폐 리서치 기업 델파이디지털은 지난달 29일 기준 비트코인의 무기한 선물 미결제약정 레버리지 비율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체 시장 규모에 비해 청산되지 않은 포지션이 과도하게 쌓이면서 향후 더 큰 하락을 초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 델파이 디지털은 "선물 청산으로 인한 폭락과 디레버리징의 위험이 더 커졌다"고 했다.

전 세계 자산시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금리 상승세도 여전히 가파르다. Fed의 금리 결정에 참여하는 클리브랜드 미국 연방은행의 로레타 메스터 총재는 "Fed의 기준금리가 4% 이상으로 오를 것이며 내년에 금리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재차 언급했다. 현재 Fed 기준금리는 2.25~2.5%다.

유럽중앙은행(ECB)도 긴축의 고삐를 죄고 있다. 골드만삭스, JP모건 등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ECB가 이달 회의에서 금리를 한 번에 0.75%포인트 인상하는 자이언트스텝을 단행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 ECB는 지난 7월 11년 만에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뒤늦게 인플레이션 잡기에 나섰다.

코인텔레그래프는 "Fed의 금리 인상이 시작된 이후 암호화폐 시장의 반응과 비트코인-주식시장의 높은 상관성을 고려하면 향후 비트코인 가격은 오랜 침체에 빠질 수 있다"고 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