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4년간 상장된 암호화폐의 최대 25%가 상장 과정에서 내부자 거래에 노출됐다는 분석이 나왔다. 내부자 거래는 미공개 정보를 활용해 주식 등을 사고팔아 부당 이득을 챙기는 행위를 말한다.

호주 시드니공과대 연구진은 최근 ‘암호화폐 시장의 내부자 거래’라는 제목의 논문을 전 세계 사회과학 학술논문 데이터베이스인 사회과학연구네트워크(SSRN)에 공개했다. 이 논문은 동료 심사 등을 거쳐 공식 게재되지는 않았다.

연구진이 미국 최대 거래소 코인베이스에서 2018년 9월~2022년 5월 신규 상장한 146개 토큰의 상장 발표 전후 탈중앙화거래소(DEX) 내 가격 움직임을 분석한 결과, 이 가운데 10~25%는 상장 발표 250시간 이전부터 거래량이 비정상적으로 급증했다. 연구진이 분석한 암호화폐 지갑 4개에서는 상장 예정이었던 토큰이 DEX에서 대거 매입된 뒤 상장 직후 가격이 오르면 매도되는 패턴이 반복적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이에 대해 “주식 내부자 거래 범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거래 패턴”이라며 “이에 따른 부당이득 규모는 최소 150만달러(약 19억9000만원)가 될 것”이라고 추정했다.

코인베이스의 일부 직원은 이미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되기도 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와 뉴욕 남부연방지방검찰청은 지난 7월 코인베이스 전 직원 3명을 암호화폐 내부자 거래 혐의로 기소했다.

연구진은 “이번 연구로 SEC가 기소하지 않은 내부자 거래 의심 사례도 밝혀진 셈”이라며 “암호화폐 시장에서 조직적인 내부자 거래가 횡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했다. 코인베이스 측은 “필요할 때마다 내부 조사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