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에서 저신장아동에게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LG 제공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가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열린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에서 저신장아동에게 기증서를 전달하고 있다. LG 제공
김민호(12·가명)군은 축구선수를 꿈꿨지만, 또래보다 작은 키로 늘 좌절했다. 키 때문에 꿈을 포기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컸다. 그에게 희망이 생긴 것은 2020년 LG로부터 성장호르몬제를 기증받으면서다. 2년간 지원받은 뒤 133㎝였던 키가 152㎝로 성장했다. 요즘은 열심히 훈련하며 꿈을 키우고 있다.

LG가 이 같은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지원 사업’을 올해도 이어가기로 했다. LG복지재단은 지난 19일 서울 마곡 LG사이언스파크에서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기증식’을 열고 저신장아동 192명에게 15억원 상당의 성장호르몬제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 192명 중 62명은 지난해에 이어 2년째 지원받는 이들이다. 추가 치료로 키가 더 자랄 가능성이 높은 이들에게 지원을 연장한 것이다.

통상 저신장아동은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성장호르몬제 치료를 하려면 연간 약 1000만원이 든다.

LG는 사회공헌활동 차원에서 1995년부터 저신장아동 성장호르몬제 지원 사업을 시작했다. 해마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 전문의 추천을 받아 경제적 사정으로 치료에 어려움을 겪는 저신장아동을 지원해왔다. 28년간 총 2083명이 지원받았다. 지원받은 아동의 키는 연평균 10㎝, 최대 25㎝까지 큰 것으로 나타났다.

구연경 LG복지재단 대표는 이날 기증식에서 “성장호르몬제 치료를 통해 더 많은 저신장아동이 자신감을 가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고(故) 구본무 전 LG그룹 회장의 장녀이자 구광모 LG 회장의 동생이다.

이날 기증식은 구 대표의 첫 공식 대외활동이라는 점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구 대표는 지난 4월 LG복지재단 대표로 선임됐다. 그는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와 미국 워싱턴대 사회사업학과 대학원을 졸업해 평소 사회복지 사업에 관심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