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리주재 피해점검 회의, 대통령 주재로 변경…침수대책 회의도 주재
극동아파트 옹벽 붕괴 현장 방문·이재민 위로
"국민께 죄송" 첫 사과한 尹…회의 연달아 주재·연이틀 현장行(종합)
윤석열 대통령이 10일 집중호우 피해 현황과 대응 체계를 점검하는 회의를 연달아 개최하고 수해 현장도 다시 찾았다.

집중호우 사태 이틀만에 처음으로 사과의 뜻도 직접 표했다.

115년 만의 기록적인 폭우로 수도권에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면서 정부의 대응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누그러뜨리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폭우피해 상황 점검회의'와 '하천홍수·도심침수 관련 대책회의'를 연달아 주재했다.

윤 대통령은 당초 용산 대통령실로 출근해 오전 10시 침수 대책 회의를 주재할 계획이었으나, 일정을 바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가 설치된 정부서울청사로 직행했다.

오전 9시 한덕수 국무총리가 별도 주재할 예정이었던 '폭우피해 상황 점검회의'도 직접 챙기겠다고 결정한 데 따른 것이다.

이에 따라 대통령실 참모진도 급히 정부서울청사로 이동했다.

대통령 출근길 문답(도어스테핑)도 진행되지 않았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국무회의 장소를 세종청사에서 서울청사로 변경하며 정부서울청사 재난안전상황실을 방문해 상황을 점검한 바 있다.

민방위복 차림을 한 윤 대통령은 피해 점검 회의에서 "제일 중요한 것은 2차 피해를 막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피해 상황 점검, 신속한 복구 지원 등을 지시했다.

또 "국민 안전에 대해 국가는 무한 책임을 진다.

이 점을 모든 공직자는 꼭 알고 있어야 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침수 대책 회의에선 전날 현장을 찾았던 반지하 거주 일가족의 침수 사망사고를 언급하며 "다시 한번 희생자의 명복을 빌며 불편을 겪은 국민들에게 정부를 대표해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재난관리 최고 책임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는 뜻을 피력한 것으로 풀이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대통령이 사과한 것이라고 확인하면서 "국민 안전을 지키는 것이 대통령의 가장 중요한 의무인만큼 그런 일들이 생겼을 때는 그런 (죄송하다)는 마음을 가지는 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낮에는 집중호우로 옹벽이 무너져 주민들이 대피한 동작구 사당동 극동아파트 현장을 둘러보고 인근 주민센터에 대피 중인 이재민을 만나 위로했다.

전날 관악구 신림동 주택가의 반지하 침수 사망사고 현장 방문에 이은 2번째 현장 행보다.

윤 대통령은 오전 사당동 주민센터와 체육관 등 방문 계획을 잡았으나 현장 상황 등을 이유로 이를 취소했다가, 다시 극동아파트 현장 방문 및 인근 주민센터 이재민 면담 일정을 소화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오전에 주민센터나 체육관 있던 주민들이 일하러 가거나 집도 돌아봐야 한다고 외출해서 실제 (현장에) 있는 분들이 얼마 안 됐다.

일하는 분도 있다는데 대통령이 가면 폐를 끼칠 수 있어 일단 취소했다"고 설명했다.

이후 대통령실로 돌아와 다른 업무를 소화한 윤 대통령이 "옹벽이 무너졌다는 사고 현장을 아무래도 둘러봐야겠다.

이재민을 다 만나지 못하더라도 한 번 가봐야겠다"는 의사를 피력해 다시 극동아파트 방문이 이뤄졌다는 설명이다.

윤 대통령은 전날에도 신사동 주민센터에서 대피 중인 이재민을 만나 "불편한 점이 있으면 식사가 됐든 잠자리가 됐든 정부가 최선을 다해 도와드리겠다"며 위로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윤 대통령은 "집이 완전히 물에 잠겨 하나 건질 것도 없는 상태가 됐다"고 토로하는 이재민의 손을 붙든 채 "조금 더 버텨달라. 빨리 일상을 회복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대통령실 홈페이지, 페이스북 등에 윤 대통령의 신림동 반지하 현장 사진이 '국민 안전이 최우선입니다' 등의 문구와 함께 게재된 것을 두고 온라인에서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브리핑에서 '참사 현장을 국정홍보 배경 사진으로 쓰는 것이 적절하냐는 비판이 있다.

그 사진을 배경으로 택한 이유는 무엇이냐'는 물음에 "참사현장을 그만큼 불편하게 생각하는 분들도 많고 그 점에 대해선 저희가 부족한 점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 죄송하다"며 "일단 그것은 내리든지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