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한경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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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금리 급등으로 회사채 시장이 얼어붙으면서 기업의 장기 자금 조달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신용등급 A등급 이하 비우량 회사채는 기관투자가의 투자심리 위축으로 발행액이 급감한 가운데, 연 6~7%에 달하는 고금리로 회사채를 발행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통영에코파워는 26일 진행하는 1200억원 규모 3년 만기 회사채 수요예측에서 희망금리 범위를 연 5.7~6.1%로 제시했다. 통영에코파워는 경남 통영시 광도면 일대에 액화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소를 짓기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회사(SPC)로, 최대주주인 HDC가 지급보증하는 신용등급 A+ 회사다. 이 회사는 지난 20일 회사채 시장에 데뷔해 최고 연 5.2% 금리로 780억원어치 발행하려 했지만 수요예측에 10억원의 매수 주문만 들어와 이번에 수요예측 희망금리를 대폭 올려 회사채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한 증권사 회사채 발행 담당자는 “기관의 투자심리가 좋지 않아 희망금리 상단인 연 6%대에 매수 주문이 몰릴 것”이라며 “2009년 이후 처음으로 A급 공모 회사채 발행 금리가 연 6%를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사모 회사채 시장에서는 이미 연 7%가 넘는 A등급 회사채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이랜드그룹의 레저사업을 총괄하는 이랜드파크는 지난 15일 40억원 규모의 1년 만기 사모채를 연 7.2%로 발행했다. 이 회사는 지난달 1년 만기 사모채를 연 6.0%에 찍었지만 조달 환경이 악화하면서 금리를 더 높였다. 가전기업 위니아도 지난달 23일 1년 만기 사모채 102억원어치를 연 7.0%에 조달했다.

비우량 회사채는 발행액 자체가 크게 줄었다. A등급 회사채 발행 규모는 지난 4월 4460억원에 달했지만 5월 1650억원, 6월 1810억원, 이달 1640억원으로 감소했다. BBB급 회사채도 4월 3840억원에서 5월 1680억원, 6월 0원, 이달 200억원으로 급감했다. 김은기 삼성증권 연구원은 “자금시장 경색이 장기화하면 회사채 발행에 따른 기업의 이자 부담이 가중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장현주 기자 blackse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