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수요자 10명 가운데 6명은 올 하반기 주택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금리 인상과 주택 가격 고점 인식 확산, ‘거래절벽’ 등이 겹치면서 가격 하락 전망이 강해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수요자 10명 중 6명 "하반기도 서울 집값 떨어질 것"
11일 부동산 정보 서비스 업체 직방이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4일까지 앱 이용객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전체 응답자 1727명 가운데 61.9%가 올 하반기 자신이 살고 있는 주택의 매매가가 떨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수도권은 서울(63.2%), 경기(63.7%), 인천(61.0%) 모두 하락 전망 응답이 60%를 넘었다. 지방 5대 광역시(부산·대구·광주·울산·대전)와 기타 지방의 하락 전망 답변은 각각 59.5%, 58.0%로 60%를 밑돌았다.

주택 매매가의 하락을 예상하는 이유로는 ‘금리 인상으로 인한 이자 부담 증가’가 63.9%로 가장 많았다. 이어 ‘현재 가격 수준이 높다는 인식에 의한 수요 감소’(15.0%), ‘물가 상승 부담과 경기 둔화’(12.1%),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한시 완화에 따른 매물 증가’(4.7%) 등이 뒤를 이었다.

올 하반기 전셋값에 대해선 하락이 40.6%로 상승(35.1%) 답변보다 많았다. 전셋값 하락을 전망한 이유로는 ‘신축 입주와 매물 출시 등 전세 물량 증가’(33.9%), ‘월세 전환 증가로 전세 수요 감소’(26.2%), ‘매매 전환 증가로 전세 수요 감소’(13.8%), ‘공공임대주택 확대 등의 정책적 효과’(12.5%) 등의 순이었다.

반면 월세는 상승을 점치는 응답자가 많았다. 올 하반기 주택 월세에 대한 질문에는 48.1%가 상승을 전망해 보합(29.2%), 하락(22.7%)을 앞섰다. 월세가 오를 것이라고 답한 이유로는 ‘매매·전세가 상승 부담으로 월세 전환 수요 증가’(45.5%)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전세대출 규제 및 금리 인상 부담에 의한 월세 수요 증가’(28.5%), ‘월세 공급 부족’(10.3%) 등이 뒤를 이었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추가 금리 인상, 물가 상승, 경기 둔화 등이 지속되는 가운데 주택 매수세 위축이 이어지면서 하반기 주택 매매가는 하향 조정될 것”이라며 “전셋값은 신규 입주 물량에 따라 국지적인 차이를 보이는 가운데 월세는 상승세가 유지되면서 서민들의 주거비 부담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혜인 기자 h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