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코스피지수가 17일 또다시 연저점을 경신했다. 삼성전자는 1년7개월 만에 ‘5만전자’로 내려앉았다.

결국 '5만전자' 된 삼성전자
이날 코스피지수는 0.43% 하락한 2440.93에 거래를 마쳤다. 1주일 새 네 번째 연저점 경신이다. 오전장 중 2396.47까지 미끄러지기도 했다. 장중 2400선이 깨진 것은 2020년 11월 이후 1년7개월여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가 6928억원어치 투매 물량을 내던지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5만전자’의 악몽은 현실이 됐다. 삼성전자는 1.81% 하락한 5만9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삼성전자의 외국인 지분율(49.97%)은 약 6년 만에 50% 밑으로 내려앉았다. 올 들어 삼성전자의 하락률은 23.63%에 달한다.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에 반도체 수요도 둔화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주가를 짓눌렀다.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63조504억원)는 1개월 전(63조5319억원) 대비 약 5000억원 줄었다. 네이버, 카카오 등 이날 52주 신저가를 기록한 종목은 913개에 달했다.

전날 제롬 파월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이 “현재로선 경기 침체가 올 조짐은 없으며 ‘경기 연착륙’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하며 시장을 안심시켰지만 시장은 하루 새 다시 Fed를 의심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기 시작했다.

16일(현지시간) 미국뿐 아니라 ‘울트라 비둘기’로 불리는 스위스를 비롯해 영국, 아르헨티나 등이 일제히 기준금리를 인상하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 이 여파로 다우지수는 1년5개월 만에 30,000선이 무너졌다.

안전 자산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며 이날 원·달러 환율은 1원70전 오른 1287원30전에 거래를 마쳤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미디어콘텐츠본부장은 “글로벌 증시가 경기 침체를 빌미로 큰 폭으로 하락한 것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 증시에 부담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