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노총 집회에 3천여명 참여…세종대로 일대 교통 혼잡
'미군 장갑차 희생' 효순·미선 20주기 집회…"한미관계 바꿔야"
20년 전 미군 장갑차에 치여 숨진 여중생 신효순·심미선 양을 추모하는 집회가 11일 서울 도심에서 열렸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3시께 서울 중구 세종대로에서 '효순·미선 20주기'를 맞아 반미자주 노동자대회를 열고 한반도 미국 전쟁기지화 반대와 불평등한 한미관계 재정립 등을 주장했다.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효순·미선 사건 이후 20년이 지난 오늘 한반도를 비롯한 동북아 평화가 그 어느 때보다도 심각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의 한반도 전초기지화 전략에 동조하는 윤석열 정부의 폭주를 막아내고 불평등한 한미관계 재정립을 요구하는 투쟁에 돌입하자"고 말했다.

효순·미선 사건은 2002년 6월 13일 경기도 양주시 국도에서 당시 중학교 2학년이던 신효순·심미선 양이 미군 장갑차에 치여 사망한 사건이다.

당시 차량을 운전한 미군 병사에게 무죄 판결이 내려지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고, 전국적인 촛불집회로 이어졌다.

민주노총은 이날 투쟁결의문에서 "윤 정부의 미국 중심 동맹·군사력 증강·대북 적대 정책을 막아내고 남북합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전 조직적 투쟁을 결의하고, 올해 8·15 민족자주대회를 역사적인 대중적 반미평화 항쟁으로 성사시키겠다"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노동자대회를 마친 뒤 오후 4시께부터 같은 장소에서 효순미선 20주기 촛불정신 계승 6·11 평화대회를 이어갔다.

이날 집회에는 3천여명이 참여했다.

집회로 서울시청 방면 세종대로 5차선 도로가 모두 통제되면서 이 일대에 교통 혼잡이 빚어졌다.

'미군 장갑차 희생' 효순·미선 20주기 집회…"한미관계 바꿔야"
종로구 미국대사관 맞은편의 광화문 세종대왕상 앞에서는 진보성향 단체 서울겨레하나 소속 20·30대 청년 20여명이 모여 효순·미선 20주기 추모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미군 장갑차에 압사당한 효순, 미선뿐만 아니라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미군에 의해 죽어간 이들이 많다"며 "주한미군이 한국인을 상대로 수많은 범죄를 저질러도 한국 법정에 세워진 것은 단 2%뿐"이라고 지적했다.

회견 참가자들은 '불평등한 한미관계 우리가 바꿔내자', '범죄를 저질러도 용인되는 미국 프리패스 이제 그만' 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6·15청학본부 대학생분과위 등도 6·15공동선언 22주년을 맞아 중구 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집회를 열고 "평화와 통일은 분단된 한반도에 사는 우리가 절대 포기할 수 없는 과제"라고 주장했다.

민주주의자주통일대학생협의회 소속 20여명도 이날 한미동맹 파기를 주장하며 외교부 후문에서 서울시청 광장까지 행진했다.

이 밖에도 서울 도심 곳곳에서는 주말을 맞아 크고 작은 집회가 개최됐다.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담임목사가 이끄는 자유통일당은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에서 '자유통일 1천만 서명운동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 집회에는 850여명이 모였다.

코로나19백신피해자가족협의회는 서울역 광장에서 백신 희생자 추모 집회를 열었다.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과 여의도 대산빌딩 앞에서는 차별금지법 제정에 반대하는 집회도 진행됐다.

친민주당 성향 단체인 밭갈이운동본부는 오후 6시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민주당 개혁 촉구 집회를 연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