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에 기업들의 실적 악화에 대한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 나섰기 때문이다.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가 실적 전망치를 낮춘 데 이어 타깃이 3주 만에 실적 전망치를 또 하향했다. 미국 투자전문매체 배런스와 CNBC 방송은 7일(현지시간) 이런 현상이 더 많은 기업으로 번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3주 만에 실적 전망 또 내린 타깃

미국 대형유통업체 타깃은 이날 “재고 증가 탓에 2분기 실적이 악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브라이언 코넬 타깃 최고경영자(CEO)는 “재고 때문에 단기 수익에 타격이 불가피하다”며 “수요가 적은 상품을 매대에서 빼고 상품 주문을 취소해 재고를 줄여나가겠다”고 했다. 3주 전까지만 해도 1분기(5.3%)와 비슷한 수준으로 제시한 2분기 영업이익률도 2% 수준으로 대폭 낮췄다.

타깃은 3주 전에도 실적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지난달 1분기 실적 발표 때 코넬 CEO는 “유류비와 물류비, 직원 보상비용 등이 치솟아 예상보다 수익성이 악화했다”며 최소 8%였던 타깃의 연간 영업이익률 전망치를 6%로 낮췄다.

타깃뿐만이 아니다. 지난 2일 MS도 이번 분기(4~6월) 실적 전망치를 낮춰 잡았다. 달러 강세 탓에 이번 분기 매출이 기존 전망보다 4억6000만달러(약 5773억원), 순이익도 2억5000만달러 정도 줄어들 것이라고 공시했다. 달러 강세는 해외 매출 비중이 높은 기업엔 악재다. MS는 매출의 절반 이상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다.

불확실성 커졌다…불안한 기업들

타깃·MS, 실적 경고등…다른 기업도 '덜덜'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더 많은 기업이 실적 경고를 내놓을 것으로 예상했다. 한때 공급망 병목 현상으로 물류대란 등 재고 부족에 시달렸던 일부 유통업체 창고엔 재고가 쌓이고 있다. 타깃은 1분기 재고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 늘었다고 했다. 월마트의 재고도 전년 대비 33%가량 증가했다. 아마존은 물류창고를 축소하겠다고 했다. 배런스는 “재고 부족이 순식간에 재고 과잉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했다.

재고 과잉의 주요 원인은 소비 패턴의 급격한 변화다. 코로나19 대유행 시기에 상품에 집중됐던 소비 수요가 서비스로 이동하고 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4월 소매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8% 늘어난 데 비해 음식점·주점 지출은 20% 가까이 급증했다. 고공행진하는 미국의 물가와 이에 따른 미 중앙은행(Fed)의 기준금리 인상 등도 기업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리서치업체 펀드스트랫의 브라이언 라우셔 대표는 “기업들이 더 보수적으로 실적 전망치를 설정할 가능성이 높다”며 “최종 수요를 확신하지 못해 매우 불확실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패트릭 팰프리 크레디트스위스 선임주식전략가는 “실적 전망치를 조정하는 기업이 점점 더 늘고 있다”며 “이런 현상이 확산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래를 비관적으로 보는 CEO도 증가하고 있다. 찰리 샤프 웰스파고 CEO는 최근 “인플레이션을 억제하려면 경기 둔화가 불가피하다”고 했다.

제이미 다이먼 JP모간 CEO은 “경제 허리케인이 발생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배런스는 “비관적인 CEO들의 발언도 증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