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뜨거우면 긴축, 차가우면 침체 걱정…금리 오르자 랠리 식었나
6월의 첫 거래일인 1일(미 동부 시간) 뉴욕 증시의 출발은 좋았습니다. 중국 상하이의 봉쇄 해제 소식 등에 힘입어 0.5~0.8% 상승세로 출발했습니다. 오전 9시 55분에는 나스닥은 1.2%까지 올랐습니다.

하지만 오전 10시 예정된 경제 지표들이 발표되자 시장은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예상보다 나빠서가 아닙니다. 예상보다 좋게 나온 지표가 문제였습니다.

① 식지 않는 고용 수요

미 노동통계국(BLS)이 발표한 4월 JOLTs(구인 이직) 보고서에서 채용공고는 1140만 개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월가 예상 1135만 개보다 많은 것입니다. 3월 수치는 애초 사상 최고치인 1160만 개였는데 추가로 30만 개 이상 상향 조정됐습니다. 수정된 3월 수치보다는 4월 채용공고 수가 45만5000개 감소했지만, 여전히 미국의 총실업자보다 546만 개나 많습니다. 실업자 1인당 일자리가 1.99개에서 1.92개로 살짝 줄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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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에 660만 명이 새로 일자리를 찾았고, 사상 최고 수준인 약 440만 명이 자발적으로 퇴직했습니다. 이직률은 2.9%로 3월과 변동이 없었습니다. 해고는 124만 명으로 감소했고 해고율은 0.8%로 최저 기록을 세웠습니다. 기업들이 고용이 쉽지 않고 자발적 이직자가 많다 보니 해고를 최대한 줄인 것이죠. 네이비신용조합의 로버트 프릭 이코노미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기록에 가까운 일자리 창출, 사상 최저 수준의 정리해고 수준 등 노동 시장은 여전히 빡빡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면서 "이는 3일 발표될 5월 신규고용이 매우 좋을 것이란 점을 거의 보장한다"라고 말했다. 월가는 노동부의 5월 고용보고서에서 신규고용이 32만8000개 증가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전달 42만8000개보다는 줄어든 것이지만, 여전히 매우 많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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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중앙은행(Fed)은 물가를 잡기 위해 뜨거운 노동 시장을 식히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노동 시장이 식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자, 시장은 Fed가 더 공격적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우려했습니다. 오안다의 에드 모야 전략가는 "채용공고가 예상보다 적게 감소했다. 노동 시장이 견실한 상태를 유지한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전혀 빠르게 완화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 경제는 여전히 매우 양호해 보이며 이는 Fed가 여름 이후에도 50bp 금리 인상 속도를 유지해야 할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라고 말했습니다.

② 오히려 상승한 PMI

미국공급관리협회(ISM)가 발표한 5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는 56.1로 집계됐습니다. 전달의 55.4와 월가 예상치인 54.5를 모두 웃돈 것입니다. △신규 주문(55.1←4월 53.5) △수주잔량(58.7←4월 56%) △생산(54.2←4월 53.6) △재고(55.9←4월 51.6) 등이 모두 전달보다 더 증가한 것으로 나왔고 △고용(49.6←4월 50.9)과 △공급업체 납품(65.7←4월 67.2)은 하락했습니다. 물가지수의 경우 82.2로 4월(84.6)보다 2.4%포인트 하락했지만, 여전히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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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지수 감소는 기업들이 고용을 줄여서가 아닙니다. 여전히 사람을 뽑으려는데, 구하기가 어려운 탓입니다. ISM의 티머시 피오레 회장은 "높은 이직률과 더 적은 노동력으로 인해 고용 수준은 생산 성장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문제로 남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ING는 "PMI 지수가 놀랍게도 전달보다 더 상승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만큼 제조업이 어려움을 겪지 않는다는 증거"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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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캐나다중앙은행 "강력 조치 준비"(act forcefully)

캐나다중앙은행(BOC)은 오전 10시 "높은 인플레이션이 정착될 위험이 커졌다"며 기준금리를 50bp 인상해 1.5%로 올린다고 발표했습니다. 예상되던 것이지만, 통화정책 성명서 내용은 예상보다 훨씬 더 매파적이었습니다. BOC는 "위원회는 금리가 더 인상되어야 한다고 계속 판단하고 있다. 위원회는 2% 인플레이션 목표 달성을 위해 필요한 경우 더욱 강력하게 조치할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50bp를 추가로 더 올리겠다는 뜻입니다. 이는 투자자들의 불안감을 일부 자극했습니다.

④ 다이먼 "허리케인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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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건의 제이미 다이먼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한 금융 콘퍼런스에서 미국 경제에 대해 “나는 폭풍우가 친다고 했지만, 그것을 바꾸겠다. 그것은 허리케인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지난주 JP모건 투자자의 날 행사에서 ″폭풍우”라고 했던 것을 몇 단계 더 높인 것입니다.

다이먼은 ”지금은 날씨가 화창하고 모든 것이 잘 되고 있다. 사람들은 Fed가 이를 처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허리케인이 바로 저 멀리, 다가오고 있다. 현재 괜찮은 것처럼 보이지만 허리케인이 가벼울지 아니면 슈퍼허리케인 샌디인지는 아무도 모른다"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JP모건은 이에 준비하고 있고, 재무 관리에서 매우 보수적일 것"이라면서 "(모두) 스스로 대비하는 것이 나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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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이 걱정하는 건 두 가지입니다. 먼저 이날 시작된 양적 긴축(QT)입니다. 다이먼은 ”시스템에 너무 많은 유동성이 있으므로 Fed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라면서도 "이와 같은 QT를 본 적이 없으므로 50년간 교과서에 나올 것을 볼 수도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두 번째는 우크라이나 전쟁이 식량과 에너지 등 원자재에 미치는 영향입니다. 다이먼은 "우리(미국)는 단기 유가 폭등에서 유럽을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처하지 않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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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가지 이벤트가 동시에 터지던 오전 10시 금리부터 폭등했습니다. 전날 연 2.853%로 마감했던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이날 오후 4시께 8.8bp 오른 2.928%로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때 10bp 이상 올라 2.956%까지 치솟았습니다. 2년물은 더 큰 폭인 10.2bp 올라 2.642%에 거래됐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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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시에 주가도 주요 지수는 큰 폭으로 하락했습니다. 한때 282포인트 오르던 다우 지수는 405포인트까지 떨어졌습니다.

골드만삭스의 크리스 허시 전략가는 투자 메모에서 "지난주 예상보다 높은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개인지출 증가 등과 함께 거시 경제 데이터는 여전히 흥청거리는 미국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라고 밝혔습니다. 그는 ”통상 경제가 좋다는 신호는 시장에서 환영할 만한 것이지만 오늘 투자자들은 반대로 행동하고 있다"라면서 "아마도 지금까지 Fed의 금리 인상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고, 그래서 이전에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긴축을 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이렇게 되면 ‘연착륙’은 지나갈 수 있고, 경제를 침체에 몰아넣을 수 있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빌 더들리 전 뉴욕 연방은행 총재는 이날 블룸버그 기고와 인터뷰에서 "실업률이 높아지지 않는다면 어떻게 인플레이션은 Fed 목표인 2%로 떨어질까"라고 반문하면서 Fed의 더 공격적 긴축을 주문했습니다. 그는 "Fed가 경제 경착륙의 위험이 여전히 과소평가하고 있다"라며 제롬 파월 의장의 '경기 침체를 촉발하지 않으면서 경제를 둔화시키고 노동 시장의 불균형을 해소할 수 있다'라는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더들리는 "이런 주장은 경제사에 정면으로 맞서는 것"이라며 "실업률이 0.5%포인트 이상 올라갈 때마다 전면적 침체가 이어졌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또 "Fed가 인플레이션을 2%로 낮추기에 충분한 중립금리 수준을 계속 과소평가하고 있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인플레이션이 2%일 때 중립금리가 2.4%라면, 인플레이션이 더 높을 때는 중립금리도 더 높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는 특히 "최근 주가가 반등하고 채권 금리가 하락하는 등 금융여건이 다소 완화됐는데, 이런 상황이 이어진다면 Fed는 현재 예상보다 더 기준금리를 높여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지난 24일 "9월에 기준금리 인상을 일시 중지할 수 있다"라고 밝힌 당사자인 라파엘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도 전날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이를 해명했습니다. 자신의 발언이 'Fed 풋'이나 중앙은행이 증시를 구제해줄 것이라는 믿음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는 것입니다. 즉 시장 상황에 대한 고려가 아니라 경제 침체에 관한 것이라고 분명히 표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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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모든 것이 합쳐져 이날 시장에서의 기준금리 인상 기대치는 1회(25bp 기준) 이상 높아졌습니다. 오는 9월 25bp 인상 예상이 50bp 인상으로 바뀌었습니다. 보스틱 총재의 발언 직전인 24일 아침 수준으로 다시 돌아간 것입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가 크게 오른 것도 이런 맥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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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락하던 지수가 조금이라도 살아난 건 아이러니하게도 미국 경제의 둔화 조짐이 드러난 Fed의 베이지북 덕분이었습니다.

오후 2시 발표된 베이지북에서는 대부분 지역에서 경제가 "완만하거나 보통의 속도"로 성장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직전 보고서에 "보통의 속도로" 성장했다고 기술한 것보다 경기가 둔화됐음을 시사한 것입니다. 실제 "(12곳 가운데) 4곳의 관할 구역은 성장 속도가 직전 조사 기간 이후 느려졌다고 언급했다"라고 적었습니다. 또 "유통 기업들은 소비자들이 높은 물가에 직면하면서 일부 수요 완화가 나타났다고 언급했고, 주거용 부동산 업계도 매수자들이 높은 집값과 치솟는 금리에 직면한 가운데 수요 약화를 목격하고 있다고 밝혔다"라고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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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주요 지수는 보합 선을 오락가락하다가 장 막판 메타플랫폼의 셰릴 샌버그 최고운영책임자(COO) 사임 소식에 메타가 급락하고 애플 아마존 등 대형 기술주까지 동반 하락하면서 내림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는 0.54%, S&P500 지수는 0.75%, 나스닥은 0.72% 내렸습니다. 월가 관계자는 "하락장이 이어지면서 거래량이 감소하고 있다. 5월 거래량은 3월보다 15%가량 줄었고 이는 더 큰 변동성을 촉발했다. 여름에는 거래량이 더 적어지는 경향이 있고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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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먼의 발언에 JP모건이 1.75% 하락하는 등 금융업종이 11개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1.67%)으로 떨어졌습니다. 상승한 업종은 에너지(1.76%)밖에 없었습니다. 중국 상하이 봉쇄가 풀린 데다 로이터가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러시아를 산유량 합의에서 제외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지 않다'라고 보도하면서 국제 유가가 소폭 상승세를 이어간 덕분입니다. 전날 월스트리트저널은 OPEC이 러시아를 제외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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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상승에는 이날 시작된 QT도 영향을 미쳤을 것입니다. 씨티는 "금리는 정점을 찍지 않았고 주식은 바닥을 치지 않았다. 인플레이션 상승 모멘텀이 둔화할 수 있다는 신호에도 불구하고, 금리는 인플레이션이 확실히 피크에 도달한 뒤에도 상당 기간 정점을 찍고 내려오지 않을 수 있다. 특히 인플레이션이 매우 높을 때는 더욱 그렇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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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QT의 영향에 대해선 누구도 잘 알지 못합니다. 과거 한 차례밖에 전례가 없었기 때문입니다. Fed의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도 "다양한 경제 모델을 통해 추정하면 대차대조표 축소가 몇 차례의 25bp 금리 인상과 비슷한 효과를 낼 것으로 보이지만, 그러한 추정은 매우 불확실하다"라고 밝혔습니다. QT는 이날 시작됐지만, Fed가 보유한 채권 중 이달 만기를 맞는 건 오는 15일 150억 달러가 처음입니다. 그리고 30일 332억 달러 규모의 만기가 추가 도래하고요. 그래서 무슨 영향이 생긴다고 해도 그때쯤에나 생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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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 JP모건의 피터 매크로리 이코노미스트는 "QT는 제롬 파월 의장이 밝혔듯이 '백그라운드에서 조용히 작동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Fed가 긴축을 위해 주로 쓰는 도구는 기준금리 인상이 될 것이라는 얘기입니다. 그는 "Fed가 경제 상황의 발전에 따라 긴축 강도를 조정하려 한다면 금리 인상의 속도를 바꾸는 데 더 크게 의존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JP모건은 Fed가 2025년까지 약 3~4년간 약 2조5000억 달러의 자산을 감축해 대차대조표를 6조 달러 조금 넘게 보유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매크로리 이코노미스트는 QT로 인해 미 국채 구매자가 감소하면서 국채 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는 일반적으로 과거 1조 달러의 양적 완화(QE)가 10년물 금리를 약 15bp 정도 떨어뜨린 것으로 추정되는데, QT는 그보다는 덜 높일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QE는 짧은 기간에 집중적으로 실시됐고, 그 시기가 금융시장 스트레스가 높은 시기였기 때문에 효과가 컸다는 것이죠. 하지만 QT는 Fed가 의도적으로 백그라운드에서 만기가 된 채권을 상환받는 식으로 자산을 감축하기 때문에 QE만큼 효과가 크게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봤습니다. 또 QT로 인해 은행들의 지급준비금이 감소할 것이지만, Fed가 이에 필요한 충분한 자산 규모를 유지하기로 한 만큼 금융여건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으리라고 전망했습니다. 매크로리 이코노미스트는 QT의 가장 큰 효과는 모기지 등 초장기 펀딩에 의존하는 시장에 두드러질 것으로 봤습니다. QT가 장기 금리를 높이는 효과를 내면서 30년물 모기지 금리가 100bp 오르면 주택투자는 약 4%가량 줄어들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강세론자 JP모건의 마르코 콜라노비치는 이날도 보고서에서 "우리는 여전히 위험자산에 대해 긍정적 시각을 갖고 있다"라면서 △거의 기록적으로 적은 주식 포지셔닝 △부정적 투자자 심리 △(강력한 미국 소비자/세계 전역에서의 팬데믹 이후 경제 재개/중국의 부양책 및 경기 회복으로 인해) 발생하지 않을 경기 침체 등 세 가지 이유를 제시했습니다. 그러면서 "연말까지는 증시가 손실을 회복하고 연초 수준으로 돌아가서 연간으로 따지면 변동이 없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콜라노비치는 시장이 이미 Fed의 긴축 통화정책을 시장 가격에 반영했으며, 인플레이션은 정점에 이르렀을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혁신 기업, 중국 ADR, 소형주, 바이오주 등은 밸류에이션에 비해 사상 최저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다며 이런 과매도 부문에 가장 매력적인 투자 기회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메릴의 크리스 하이지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진짜 바닥을 찾으려면 다섯 가지 징후가 나타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① 최악의 투자자 심리= 지금 투자자 심리는 글로벌 금융위기까지 거슬러갈 정도로 최악이다.
② 밸류에이션 수정 = 시장의 밸류에이션은 과대평가가 시작되기 전 수준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S&P500 지수의 주가수익비율(P/E)은 팬데믹 이전 16배에서 최대 22.5배까지 올라갔다가 최근 16배까지 떨어진 뒤 반등했다.
③ 주도주 그룹의 재정렬 = 시장을 이끌어온 주도주의 밸류에이션도 다시 매력적 수준까지 재정렬되어야 한다. 이번 랠리의 주도주인 기술주는 상당 폭 조정을 받았지만, 일부는 여전히 주가매출비율(PSR)로 따져도 과대평가되어 있다.
④ 기업 이익 전망치(펀더멘털) 하향 = 월가 애널리스트들은 내년에도 기업 이익이 여전히 8~10%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최근 높은 유가 등으로 수요 파괴가 시작되면서 기업들은 가격 부담을 소비자에게 전가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점에서 지나치게 낙관적인 전망이다. 1분기 어닝시즌을 보면 이 수치는 0~5%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기업 이익 전망치 수정이 여름 내내 그리고 가을까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 시장 바닥 가격이 나타나기 전에 펀더멘털을 완전히 재설정할 필요가 있다.
⑤ 강세장의 촉매 출현= 12개월 이상 지속할 강세장 추세를 재정립하려면 촉매가 필요하다. 촉매는 기업 어닝 증가 사이클을 재개시키는 것이어야 한다. 인플레이션 정점, 우크라이나 전쟁에서의 질서 회복, 식량과 에너지 가격 정상화 등이 이뤄져야 촉매가 나타날 수 있다.

하이지 CIO는 "우리가 볼 때 시장 바닥을 찾는데 필요한 다섯 가지 징후 중 세 가지(3~5번)는 나타나지 않았다"라며 "특히 마지막 4, 5번 즉 펀더멘털은 재설정되어야 하며 강세장을 촉발할 촉매제가 나타나야 한다"라고 밝혔습니다.
[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뜨거우면 긴축, 차가우면 침체 걱정…금리 오르자 랠리 식었나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