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호남 광역단체장서도 두자릿수 득표율

역대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했던 중원의 민심이 이번 6·1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에 힘을 실었다.

2일 오후 2시 현재 충남지사, 충북지사에서 국민의힘 승리가 확실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대전시장과 세종시장의 경우도 박빙의 차이로 국민의힘이 앞서고 있다.

대전, 세종시장에서도 승리를 확정지을 경우 국민의힘은 충청권 광역단체장 4석을 모조리 접수하는 대승을 거두게 된다.

4곳 모두를 싹쓸이 할 경우 국민의힘 계열의 보수정당이 완승을 하는 것은 지난 2006년 지방선거 이후 16년 만이고, 세종시를 포함, 4개 광역단체장을 모두 휩쓰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민의힘 계열 정당 후보는 지난 2012년 행정수도 세종시가 출범한 이래 단 한 번도 시장 선거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유한기 전 시장이 2012년 재보선을 통해 초대 세종시장에 당선됐을 때도 자유선진당 소속이었다.

충청권을 기반으로 한 선진당이 한나라당과 합당한 이후 세종시는 2014년·2018년 지방선거 내리 더불어민주당 계열 정당 후보의 손을 들어줬다.

같은 기간 나머지 충북, 충남, 대전 광역단체장도 민주당 계열 정당이 '싹쓸이'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 중원 지역에 각별히 공을 들여왔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의 부친인 윤기중 연세대 명예교수 고향이 충남이라는 점을 적극적으로 세일즈하며 '첫 충청권 정권'의 성공을 지지해달라는 전략을 폈다.

윤 대통령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영환 전 의원이 충북지사 선거에 출격한 데 이어, '윤핵관' 중진 다선이자 충남 공주가 지역구인 정진석 국회부의장은 접전지인 대전·세종시장 선거 지원에 주력했다.

박완주 의원 성비위 사태 등으로 인한 반사 효과를 기대하면서도 '현직 프리미엄'을 가진 민주당 후보들을 상대로 긴장을 풀 수는 없는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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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4년 전 민주당에 패했던 '아성' 부산·울산·경남(PK)도 모두 탈환하며 설욕했다.

이들 3곳의 경우 박형준 부산시장 후보, 김두겸 울산시장 후보, 박완수 경남지사 후보 등 국민의힘 후보들이 당선을 확정짓거나 유력한 상태다.

앞서 탄핵사태 이듬해 치러진 지난 2018년 지방선거 당시 자유한국당(국민의힘 전신)은 1995년 첫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치러진 이후 단 한 차례도 민주당에 자리를 뺏기지 않았던 부·울·경 모두를 민주당에 내줬다.

전통적 텃밭에서 충격적 참패를 당한 셈이었다.

반면에 이번 PK 선거는 새 정권에 대한 지지세가 안정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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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진보 진영의 지지세가 강해 민주당의 '안방'으로 불리는 호남 지역에서도 의미있는 득표율을 거뒀다.

조배숙 전북지사 후보, 이정현 전남지사 후보, 주기환 광주시장 후보 등 3명 모두 민주당 후보들에게 큰 차이로 뒤졌지만, 두자릿수대의 득표를 보였다.

직전 지방선거인 2018년만 해도 광주시장과 전남지사는 아예 후보조차 내지를 못 했고, 전북지사 선거에 출마했던 한국당 후보의 득표율은 2.72%에 그쳤던데 비하면 달라진 흐름을 보인 것이다.

5·18 광주 총출동 등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의 서진 정책이 어느정도 효과를 거뒀다는 게 국민의힘의 내부 평가다.

국민의힘을 이번 지방선거 성적을 토대로 '전국정당화' 기조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