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야전사령관' 자임하며 지방선거 승리에 기여
당분간 '거리두기' 예상…2024년 총선까지 당심 확보 주력할 듯
[6·1 지방선거] '4선 서울시장' 기록 오세훈…다음은 대선?
지방선거의 '꽃'으로 불리는 서울시장 선거에서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의 승리가 유력해지면서 사상 최초의 4선 서울시장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여론 조사에서 줄곧 큰 격차로 선두를 지킨 그는 개표 초반부터 경쟁 후보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10년의 굴곡을 딛고 작년 4·7 재·보궐 선거에 이어 6·1 지방선거까지 연승하며 정치적 입지를 탄탄히 다진 만큼 서울 시정 운영뿐 아니라 5년 뒤 대선을 향한 행보에까지 이목이 쏠린다.

현직 서울시장인 그는 이번 지방선거에 출마하면서 '국민의힘 야전사령관'을 자임했다.

같은 당 소속 서울 25개 구 구청장 후보와 시의원·구의원 후보를 지원하는 데 집중했다.

자신의 지명도를 활용해 모든 유세 현장에서 선봉에 서서 같은 당 후보들을 유권자들에게 알리고 한 표를 호소했다.

특히 더불어민주당 소속 구청장이 12년간 이끌어오며 민주당 '텃밭'으로 분류되는 서부권에 공을 들였다.

짧은 유세 기간에도 서대문·강서·구로·금천·관악 등 선거구를 4~6차례 반복해서 찾아갔다.

그는 출마 직후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당장 눈앞에 있는 선거에서 승리하고, 25개 자치구 구청장과 서울시의회 과반수 승리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를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선거캠프는 나경원·진수희 전 의원, 조수진(비례)·배현진(송파을)·최재형(종로) 의원 등 전·현직 국회의원을 다수 합류시켜 '급'을 키웠다.

또한 경기, 인천 등 수도권의 단체장·국회의원 후보들과 정책협약을 맺고 교통 등 분야에서 굵직한 협력 과제를 제시했다.

이 같은 일련의 행보는 이번 지방선거에서 국민의힘 승리에 기여해 당내 기반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의지로 해석됐다.

[6·1 지방선거] '4선 서울시장' 기록 오세훈…다음은 대선?
그는 서울시장 3선과 국회의원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정무와 행정 등 능력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일찌감치 대권 '잠룡'으로 거론됐다.

2020년 말 대선 도전 의사를 밝혔다가 급을 낮춰 서울시장 재보선에 출마하긴 했지만, 당 안팎에서 대권 가능성이 있는 유력 주자에 계속해서 이름을 올렸다.

자연스레 이번 지방선거 기간에도 그의 차기 대선 도전 여부가 또 다른 관심사였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분(오 후보) 생각은 오로지 5년 뒤 대권에만 가 있다"고 비판하거나 그의 안심소득 공약에 대해 "특정 정치인(이재명)과 겨루는 걸 염두에 두는 것 같다"고 평가하는 등 공격용으로 활용하기도 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거리 두기에 힘썼다.

대선 출마 여부와 관련한 질문을 여러 차례 받을 때마다 "사치스러워도 너무 사치스러운 이야기"라며 손사래를 쳤다.

또한 "민심이 불러내야 하는 자리인데 도전을 한다는 것은 맞지 않는다", "서울시장 자리가 대권 못지않게 훨씬 더 중요한 자리다.

5선 도전도 생각하고 있다"는 말까지 남겼다.

이러한 그간의 행보를 고려하면 대권 가도가 탄탄해졌다는 당 안팎의 평가 속에서도 현직 시장이라는 점을 고려해 당분간 대선과 관련한 언급을 자제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2024년 총선까지 국민의힘의 승리를 위해 뛰어 당심(黨心)을 충분히 확보한 뒤 대권 행보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 측근은 "오 시장이 지난 1년의 임기를 지내면서 하고 싶었지만 못 한 일들이 워낙 많다"며 "다시 취임하면 드라이브를 걸고 그간 구상했던 사업들을 공격적으로 추진해나가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