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선 "업무과중·시기상조" 목소리도
요양병원·시설 접촉면회 한시허용에 기대·우려 교차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 면회 재개를 하루 앞두고 일선 현장이 준비로 분주한 가운데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해 11월부터 접촉 면회가 금지되면서 노인과 가족들의 요구가 증가했고,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수 감소세 등을 고려해 30일부터 한시적으로 접촉 면회를 허용한다.

대구 남구의 한 요양원 직원 A씨는 29일 "솔직히 권하고 싶지는 않다"며 "정부에서 지침을 정했기 때문에 보호자들이 접촉 면회 문의가 오면 안내는 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A씨는 "입원자들 대부분 나이가 많아서 감염되면 위험하기 때문에 신경이 쓰인다"라며 "비대면 면회도 고충이 있는데 면회 시간이 짧다거나 왜 떨어져서 봐야 하냐고 불만을 제기한다"고 토로했다.

경북 경산시 요양병원 직원 B씨는 "안 할 수는 없으니 접촉 면회 장소를 마련하고 예약을 받고 있다"며 "일일이 3차 백신 접종 여부나 PCR 음성확인서를 확인해야 해서 업무가 늘어나는 건 사실이다"라고 불평했다.

요양병원 종사자들이 모인 커뮤니티에 한 종사자는 "접촉 면회 때문에 예약을 받고 원내 지침을 만드느라 바쁜 와중에 현장 점검 공문이 날아왔다"며 "업무 지원은 제대로 해주지도 않으면서 규제, 점검만 있다"고 불만을 드러냈다.

또 다른 종사자는 "보호자 입장에서는 접촉 면회를 환영하겠지만 병원 입장에서는 아직 우려가 크다"라며 시기상조라는 의견을 내놨다.

반면 달서구 한 요양병원 직원 C씨는 "일상회복도 시작되는 마당에 접촉 면회를 계속 제한할 수는 없다고 본다"며 "면회가 가능한 상태인 환자들 대부분 4차까지 접종도 마쳐서 큰 걱정은 없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시설 접촉면회 한시허용에 기대·우려 교차
고령의 어르신을 맡긴 보호자들도 간만의 접촉 면회 재개 소식에 반가움을 나타냈다.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측도 5월에는 어버이날이 낀 만큼 면회객이 몰릴 것이란 예상을 전했다.

대구 남구 요양센터에 80대 부친을 모신 김모(59)씨는 "접촉 면회가 시작되는 토요일 바로 면회를 하려고 한다"고 반겼다.

이어 "면회 제한이 오래되면서 학대나 방치 같은 안 좋은 소식도 많이 들리지 않았나.

직접 내 눈으로 건강도 확인하고 그동안 불편한 점은 없었는지 물어봐야겠다"고 말했다.

다만 까다로운 접촉 면회 조건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도 있다.

지난 2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은 "대부분 고령에 기저질환 있는 노인분들에게 4차 접종은 가당치 않다"고 주장했다.

그는 "아버지는 1차 백신을 맞고 돌아가실 뻔했다"며 "면회 금지를 전면 해제해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정부는 30일부터 5월 22일까지 약 3주간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접촉 면회를 허용했다.

입원환자·입소자 1인당 최대 4명씩 격리 공간에서 면회가 가능하다.

입원환자·입소자는 4차 접종까지, 면회객(17세 이하 2차 접종까지)은 3차 접종을 마쳐야 한다.

확진 유경험자는 2차 접종 시 접촉 면회가 가능하다.

자가격리 해제 3일 뒤나 90일 미만은 접종력과 상관없이 접촉 면회가 허용되며 의사 소견에 따라 백신 접종이 어려운 이들은 면회가 금지된다.

또 면회객은 48시간 이내 PCR 검사 혹은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 음성 결과를 지참하거나 현장에서 자가검사 키트 검사를 한 뒤 결과를 보여줘야 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