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혼조세를 보였습니다. 빅테크(대형 기술기업) 종목들의 1분기 실적 발표가 이어지는 가운데 투자자들이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전날 장 마감 직후 나왔던 마이크로소프트와 알파벳 실적이 대조적이었던 게 커다란 영향을 끼쳤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21% 오른 4,183.96, 나스닥지수는 0.01% 하락한 12,488.93, 다우지수는 0.19% 상승한 33,301.93으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전날 나스닥지수가 4% 가까이 떨어졌던 데 따른 반발 매수세가 개장 직후부터 유입됐습니다.

개장 직후 항공사인 보잉 실적이 증시 분위기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주가는 엇갈렸다. 다음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과 아마존 주가는 소폭 약세였다. 핀비즈 제공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기술주 주가는 엇갈렸다. 다음날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 애플과 아마존 주가는 소폭 약세였다. 핀비즈 제공
보잉의 1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75달러였습니다. 시장 예상(-0.27달러)보다 적자폭이 컸습니다. 매출은 139억9000만달러로, 예상치(160억2000만달러)를 밑돌았습니다.

보잉은 “항공당국의 승인을 받지 못한 777X 기종의 생산을 내년까지 중단하겠다”며 “15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다만 지난 18개월동안 생산이 중단돼 온 드림라이너 기종의 재승인을 신청했다고 공개했습니다.

데이브 칼훈 최고경영자(CEO)는 “1분기 실적은 우리 할 일이 많다는 의미”라며 “올해는 현금흐름이 플러스로 전환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습니다.

보잉 주가는 전날보다 7.53% 떨어진 주당 154.46달러로 마감했습니다.
미 최대 항공사인 보잉의 올 1분기 실적은 작년 동기보다 저조했고 시장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미 최대 항공사인 보잉의 올 1분기 실적은 작년 동기보다 저조했고 시장 기대에도 미치지 못했다.
반면 신용카드 업체인 비자는 호실적을 내놨습니다. 1분기 EPS와 매출 모두 시장 예상을 웃돌았습니다.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30% 급증했습니다.

비자는 “미국 내 여행 소비가 팬데믹(대유행) 직전이던 2019년 대비 70% 수준”이라며 “회복세가 클 것이란 방증”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9월까지 해외 여행이 완전히 팬데믹 이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봤습니다.

바산트 프라부 CEO는 “공급난과 인플레이션에도 실적 타격을 거의 받지 않았다”며 “러시아 내 서비스를 중단했지만 글로벌 매출이 오히려 늘어났다”고 강조했습니다.

비자 주가는 6.47% 뛰었습니다.

관심을 모아온 메타플랫폼의 1분기 실적은 장 마감 후 나왔습니다.

EPS는 2.72달러(시장 예상 2.56달러), 매출은 279억1000만달러(시장 예상 282억달러)였습니다.

중요한 건 일일활성사용자 수(DAU)입니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때 창사 후 첫 사용자 감소를 공개해 주가 폭락을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작년 말 기준 사용자 수가 19억3000만 명이었는데, 이번에 공개된 숫자는 19억6000만 명이었습니다. 시장 예상(19억5000만 명)도 상회했습니다.

메타는 “올해 비용이 870억~92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종전 실적 가이던스(900억~950억달러) 대비 비용 추계를 낮췄습니다. 다만 올해 매출 증가율을 7%로 비교적 낮게 예상했습니다. 메타의 매출 증가율이 10년여만에 처음으로 한 자릿수로 떨어질 수 있다는 겁니다.

메타 주가는 장중 3.32% 약세를 보였으나 시간외 거래에서 폭등세를 연출하고 있습니다.

온라인 결제업체인 페이팔은 엇갈린 실적 및 가이던스를 내놨습니다.

EPS는 시장 예상치(0.88달러)와 같았으나 매출은 65억달러로, 예상치(64억달러)를 웃돌았습니다. 다만 2분기 EPS는 0.86달러가 될 것이라고 예고했습니다. 시장 예상(1.12달러)보다 뒤졌습니다. 매출 성장률은 11~13%로 봤는데, 종전 가이던스(15~17%)보다 낮춘 수치입니다. 이 회사 주가는 장중 1.3% 약세였으나 마감 후 강세로 전환했습니다.
유로 엔 파운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시간) 장중 103을 돌파했다. 5년래 최고치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유로 엔 파운등 6개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27일(현지시간) 장중 103을 돌파했다. 5년래 최고치다. 트레이딩이코노믹스 제공
장 마감 후 발표된 포드의 1분기 실적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EPS는 38센트(예상치 37센트), 매출은 321억달러(예상치 311억3000만달러)였습니다. 리비안 주가 하락에 따른 지분법 평가손이 54억달러에 달했지만 생산이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포드의 리비안 보유 지분은 12%입니다.

존 롤러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차값 결정력과 생산 증기로 이익 전망치를 유지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올해 이익 전망치는 115억~125억달러입니다. 월가에선 포드가 이번에 이익 전망치를 낮출 것으로 봤었습니다.

포드 주가는 장주 0.99% 강세를 보였고, 시간외 거래에서 더 많이 뛰고 있습니다.

투자자들은 다음날 장 마감 직후 나올 애플과 아마존 실적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톰 리 펀드스트랫 공동 창업자는 “빅테크 주가가 많이 떨어지면서 가치주로 변신하고 있다”며 “이들 기업이 여전히 두자릿수 성장할 여력이 있는 만큼 매수를 고민해야 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했습니다.

국제 유가는 소폭 상승했습니다.

뉴욕상업거래소에서 6월물 서부텍사스원유(WTI) 가격은 전날보다 0.3% 오른 배럴당 102.02달러,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0.3% 뛴 배럴당 105.32달러를 기록했습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시간외 급등한 메타 ② 루블, 전쟁 전 회복...달러 초강세 ③ 이번엔 보잉 쇼크 ④ 빌 황의 추락 ⑤ 엇갈린 미·러 무역수지 ⑥ 리비안 충격 받은 포드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