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교육청 추진 첫 미래학교…기숙형 중·고 통합 과정
학생이 교육과정 결정…"스스로 삶 개척하는 힘 길러요"

"우리 학교의 특징은 무엇을 배울지부터 학생들이 스스로 정할 수 있어서 모두가 각자 '자신의 색'을 뚜렷하게 유지한다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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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학교, 우리가 만들어요"…안성 '신나는 학교' 개교
7일 경기도 안성시 안성몽실학교 3층 자치꿈실에서 '신나는 학교' 10학년 김솔원 군이 자신감에 찬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신나는 학교는 이날 경기도교육청 출입기자를 대상으로 학교를 소개하는 미디어데이 행사를 했다.

행사는 교직원이 아닌 학생 7명으로 구성된 '신나는 홍보위원회'에서 주관하고 진행했다.

이 학교는 경기도교육청이 추진하는 미래학교 중 첫 사례로 일반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통합한 6년제 기숙형 학교다.

일반 중학교 1학년생이 이 학교에서는 7학년이고 고등학교 3학년생이 12학년인 식이다.

학생 정원은 90명이지만 우선 30명으로 올해 3월 1일 처음 문을 열었다.

12학년을 제외한 7학년부터 11학년까지 남학생 6명, 여학생 24명이 3:1의 경쟁률을 뚫고 1기로 입학했다.

이 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학생들이 스스로 교육과정을 정한다는 것이다.

초·중등교육법 내 각종학교 대안학교로 규정돼 법정 수업시수 중 절반만 이행하고 나머지 교육과정은 자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는 이 학교는 대부분의 교육과정을 입학 전 학생들에게 스스로 짜도록 했다.

이에 올해 학생들의 시간표는 인간관계와 리더십, 인류의 지혜, 내 삶의 나침반 등 일반 학교에서는 볼 수 없는 수업들로 꾸려졌다.

학생들끼리 특정 주제를 정해 공부하고 토론하는 팀프로젝트 시간에는 현재 진행 중인 우크라이나 전쟁의 원인과 전망 등에 대한 대화가 오갔고, 체육 시간에는 생소한 파쿠르를 배우기도 했다.

파쿠르는 맨손, 맨몸으로 도시와 자연환경 속 장애물을 신체적, 정신적으로 극복해내는 움직임을 훈련하는 운동이다.

"꿈과 학교, 우리가 만들어요"…안성 '신나는 학교' 개교
또 이런 수업이 한 반 단위로 이뤄지는 일반 학교와 달리 수준별, 프로젝트별, 학년별 등 여러 개의 소그룹으로 나뉘어 진행돼 학생이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이다.

현재 학생 30명, 교사 20명으로 학생 대 교사의 비율이 매우 높아 가능한 일이다.

학교 측은 정원이 모두 차도 일반 학교보다 학생 대 교사 비율이 높아 양질의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학력이 인정되지만, 학급이 없고 성적표에 학업 성적이 표기되지 않는 것도 특징이다.

신나는 홍보위원회 소속이자 최고 학년인 11학년 하수연 양은 "기존 학교에서 수능, 내신에 집중된 수업을 듣다가 예체능 쪽인 내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교육과정이 자유로운 신나는 학교가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해 이곳에 왔다"고 말했다.

이어 "한 달 생활해보니 원하는 수업이 진행되고 교사와 학생이 수직이 아닌 수평 관계라는 점이 좋았다"며 "다만, 수업이나 학교 생활할 때 서로 다른 학년들과 같이 뭔가를 할 일이 많은데 언어소통 문제도 있고 서로 이해 못 하는 부분도 있어서 어려웠다"고 했다.

9학년 최지유 양은 "내 삶의 주인으로 살아가고 싶어서 신나는 학교에 왔다"며 "스스로 삶을 개척해 나가는 힘을 기를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신나는 학교는 옛 안성 보개초등학교 부지에 새 건물로 건립중이다.

2023년 완공 예정이며 그때까지 학생들은 안성몽실학교에서 수업하고 경기도교육청의 교직원 연수 시설인 안성 수덕원에서 생활한다.

하태욱 교장은 "'자기 삶의 주인으로 함께 더 좋은 세상을 만드는 신나는 사람들'이 우리 학교의 비전"이라며 "꿈, 관심, 주제, 수준 등에 따라 소수의 학생이 모여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과정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