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주사고 무마' 수뢰 의혹…인천 서부경찰서 압수수색
검찰이 2020년 12월 인천의 한 골프장에서 발생한 음주 교통사고를 무마해주는 대가로 경찰관이 뇌물을 받은 정황을 포착하고 강제수사에 나섰다.

7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인천지검은 이날 오전 인천시 서구 서부경찰서 교통안전계·수사심사관실·생활안전과장실·청문감사인권관실·정보과 등에서 압수수색을 벌였다.

또 전 서부경찰서장을 지냈던 강석현 현 부평경찰서장 집무실에서도 압수수색을 진행해 PC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2020년 12월 19일 인천시 모 골프장 주차장에서 발생한 음주 교통사고를 무마해준 대가로 경찰관이 뇌물을 받은 정황을 발견하고 압수수색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당일 오후 8시 51분께 A(49)씨는 술을 마신 상태로 승용차를 몰다가 사고를 내고 음주측정을 거부했다.

그는 음주측정을 거부한 혐의로 경찰관에게 체포되자 지구대에서 '현행범인 체포 확인서'를 손으로 찢기도 했다.

하지만 A씨의 음주운전을 입증할 증거를 찾지 못한 경찰은 체포 확인서를 훼손한 혐의(공용서류무효)에 대해서만 기소 의견을 검찰에 냈고, 음주측정 거부 혐의는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경찰이 법리를 오해했다고 판단하고 음주측정 거부 혐의도 기소 의견으로 보내라고 요구했다.

검찰은 보강수사를 하는 과정에서 A씨가 골프장 직원 B(53)씨 등에게 시켜 사고 차량의 블랙박스 메모리카드를 제거하는 등 증거를 숨긴 정황을 확인했다.

또 이들이 같은 해 12월 교통사고 2건이 일어난 것처럼 속여 보험금 560여만원을 수령한 사실도 밝혀냈다.

이후 재판에 넘겨진 A씨와 B씨에게는 징역 1년 6개월∼2년에 집행유예 3년이 각각 선고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