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영 강사 /사진=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시간' 캡처
이지영 강사 /사진=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시간' 캡처
사회탐구 영역 '일타 강사' 이지영이 죽음의 고비를 맞았던 때를 고백하며 "수험생들에게 죽을 각오로 공부하라고 다그친 것을 후회했다"고 전했다.

이지영은 지난 5일 유튜브 '세상을 바꾸는 시간' 강연을 통해 "2017년 7월 급성충수염으로 맹장이 터져서 복막염으로 진행됐는데 그 사실을 모르고 3일 넘게 방치해서 안에 복수가 찼다"며 "이후 2018년 4월 죽음의 고비를 만났다"고 밝혔다.

먼저 그는 급성충수염으로 맹장이 터져 병원에 실려갔을 때를 회상하며 "의사가 보통은 이 지경이 되기 전에 데굴데굴 구르며 병원에 뛰어와서 살려달라고 한다더라. 대체 어떤 일이 있으면 이렇게까지 자신의 몸을 가혹하게 다룰 수 있냐더라"고 말했다.

이어 "충격적이었다. 다들 이 정도는 감내한다고 생각했다. 의사가 미련, 무식한 독함이라고 혼내는 걸 보고 무엇인가 잘못됐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마감기한을 넘기지 못한 원고가 생각나 안절부절했다. 급히 퇴원을 했다"고 전했다.

그는 "매월 7월은 매출 피크의 시기"라면서 당시 자신의 매출을 공개했다. 개인 교재 판매비 59억9149만2000원, 온라인 강의 매출 218억373만3406원, 현장 강의 매출 39억675만원이었다.

이지영은 "당시 난 한 인터넷 강의 사이트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고 있던 강사라 계약 조건이 유리했다. 보는 숫자의 50~70%의 금액을 수익으로 정산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의 나라면 억만금을 준다고 해도, 일론 머스크처럼 부자가 된다고 해도 절대로 그렇게 최악의 선택을 하진 않을 것"이라며 "난 그때까지만 해도 나의 독함의 모두의 표본이 되고, 독함이 성공의 가장 중요한 원동력이 된다고 생각했다"고 고백했다.

그렇게 조기 퇴원을 하고 강의를 이어가던 그가 죽음의 고비를 맞은 것은 이듬해 4월. 이지영은 "모든 강의를 진행할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다. 숟가락을 들 힘이 없었고, 음식을 넣어도 턱에 힘이 없어 씹지도 못할 정도였다. 앉아서 몸을 가누지 못했다. 턱 끝까지 죽음의 공포라 올라왔고, 신체의 모든 수치는 죽음을 향하고 있었다"고 밝혔다.

당시 그는 계약금에 지급 받은 주식 가치, 매출액, 홍보비 등 계약금의 3배에 달하는 위약금을 물어야했다고. 이지영은 "도대체 내가 무슨 잘못을 해서 이렇게 최악의 상황까지 왔나 라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렇게 제주도로 향한 그는 한, 두달의 휴식을 가졌고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그는 "고작 한두 달의 휴식과 진지한 성찰은 제게 회복을 가져다줬다"며 "지난 삶에서 단 한두 달 만이라도 휴식을 줬으면 죽음의 고비까지는 안 갔을 것 같다는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했다.

이어 "돌아보면 건강이 없으면 인간 이지영은 존재할 수 없다. 건강이 없으면 수험생의 조력자가 아니라 중도 이탈자나 배신자가 됐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과거 수강생에게 "3시간만 자도 죽지 않는다", "죽을 각오로 공부하라"고 다그친 것에 대해서도 반성했다고. 이지영은 "큰 후회가 밀려왔다. 공부 때문에 자신을 학대하지 말라고 다시 말해주고 싶었다. 제가 어떤 큰 실수를 하고 있었는지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요새는 '하루 3시간만 자면 죽을 수도 있다', '공부는 너를 위해서 하는 것이니 자신에게 가혹하게 하면서까지 하지는 말라'고 해준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