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선' 尹 경륜 채우는 한덕수…盧는 '행정의 달인' 고건 기용
영남 출신 文대통령, '호남총리' 이낙연…박근혜는 '법조인'
한덕수와 고건의 공통점은…'경륜' 보완했던 역대 초대총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3일 초대 국무총리 후보자로 한덕수 전 총리를 낙점하면서 역대 정권 '초대 총리'도 다시 회자하고 있다.

그간 역대 정권의 초대 총리는 새 정부의 국정 철학을 드러내면서도 대통령의 부족한 부분을 채우는 '보완재' 역할을 주로 해왔다.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를 비롯해 재경부 장관 등을 지낸 '73세 경륜'의 한 후보자가 '0선 신인'인 62세 윤 당선인과 호흡을 맞추는 것도 이러한 맥락에서다.

특히 '27년 검사'를 하며 외교·경제·통상 분야 지식이 부족한 윤 당선인으로서는 이 분야를 관통하는 한 후보자의 조력과 경륜, 경험이 매력적으로 다가온 셈이다.

한 후보자는 전북 전주 출신으로, 지역적으로도 외연을 확장하는 의미가 있다.

역대 정권에서도 비슷한 사례를 확인할 수 있다.

노무현 정부가 기용했던 '행정의 달인' 고건 전 총리가 대표적이다.

'노무현 열풍'을 일으키며 단숨에 대통령을 거머쥔 당시 노무현 당선인은 경륜과 안정감이 부족하다는 이미지 보완이 절실한 상황이었다.

고 전 총리는 정통관료 출신으로 박정희 정권 때부터 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 등 역대 정권에 걸쳐 계속 요직에 중용되는 진기록을 보유한 인물이었다.

보수 성향인 김영삼 정부의 마지막 총리였던 고 전 총리를 기용함으로써 개혁 이미지를 보충하고 '아마추어리즘' 비판도 불식하는 게 '고건 카드'였던 것이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고 전 총리를 발탁하면서 '몽돌과 받침대론'을 폈다.

공교롭게도 한덕수 후보자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기도 했다.

이번에는 윤 당선인이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총리였던 한 후보자를 다시 낙점하면서 한 후보자도 고 전 총리처럼 정권을 넘나들며 '경륜'을 윤석열 정부의 국정운영에 불어넣게 됐다.

한덕수와 고건의 공통점은…'경륜' 보완했던 역대 초대총리
5년 전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는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였다.

이른바 '호남 총리론'과 함께 발탁된 인사였다.

경남 거제 출신으로 부산·경남(PK) 지역에 정치적 뿌리를 뒀던 문 대통령은 당시 '화합'과 '대탕평'을 강조하는 차원에서 '이낙연 카드'를 내세웠다.

호남 4선 의원 출신으로 당의 요직을 두루 역임하는 등 풍부한 정치적 경험과 함께 전남지사로서의 행정 경험이 문 대통령 구상과 잘 맞아떨어졌다는 평가였다.

박근혜 정부의 초대 국무총리는 30년간 검사로 활동했던 정홍원 변호사였다.

처음에는 헌법재판소장을 지낸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총리 후보자로 지명됐으나, 부동산 투기와 두 아들의 병역면제 의혹 등으로 5일 만에 낙마했다.

이어 두 번째 총리 지명에서도 법조인인 정홍원 변호사를 지명하면서 '만년 정치인'이던 박근혜 당선인이 국정 철학으로 법치 실현을 부각했다는 해석이 나왔다.

기업인·서울시장 출신으로 '실용주의'를 내걸었던 당시 이명박 당선인은 한승수 유엔(UN) 기후변화특사를 새 정부 총리로 지명했다.

상공, 재경, 외교장관 등 3개 장관을 거치고, 대통령 비서실장과 3선 국회의원, 유엔총회 의장 등을 역임한 다양한 경력이 최종 낙점의 주된 요인이었다.

김대중 정권은 당시 김종필 자민련 명예총재를 첫 총리로 지명했다.

1997년 대선 당시 야권 후보 단일화에 합의한 이른바 'DJP(김대중·김종필)' 연합을 통해 첫 여야 정권교체를 실현한 김대중 정권이 헌정사상 초유의 공동 정권을 출범시키며 그 맥을 이어간 것이다.

김영삼 대통령 당선과 함께 탄생한 문민정부의 초대 총리로는 육사 출신으로 조달청장·전북지사·농림수산부장관·11·12·14대 국회의원 등을 지냈던 황인성 당시 민자당 정책위의장이 지명된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