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0월 정치권 입문 30대 패통탄, 제1야당 푸어타이 총선운동 지휘
'집토끼' 수성·젊은 층 공략 선봉…분석가들 "총리 후보 가능성 커져"
쿠데타 축출 탁신 전 태국 총리 막내딸, 야당 총리후보 되나
쿠데타로 실각한 뒤 해외에서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의 딸이 최근 태국 정치권의 주목을 받고 있다.

내년 초로 예정된 총선에서 제1야당의 총리 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지 언론은 지난 20일 탁신 전 총리의 막내딸 패통탄(35)이 푸어타이당의 내년 총선 운동인 '푸어타이 가족' 캠페인을 이끌 책임자로 선정됐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패통탄은 이 직후 당이 내년 총선에서 압승해서 여당이 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다짐했다.

패통탄은 지난해 10월 말 푸어타이당 전당대회를 통해 정치권에 입문했다.

푸어타이당은 부친 지지 세력인 탁신계가 이끄는 정당이다.

30대 중반인 패통탄에게는 당시 '참여와 혁신 수석고문' 직함이 주어졌다.

당이 노쇠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에서, 직전 2019년 총선에서 선명한 반(反) 군사정권 구호를 내세운 퓨처포워드당(FFP)으로 대거 옮겨간 젊은 층의 지지를 가져오기 위한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런 가운데 30대 정치 초년생이 5개월 만에 제1야당 총선 운동도 이끌게 되면서 패통탄이 총리 후보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는 분위기다.

국립개발행정연구소의 정치 분석가인 피차이 랏나티라카는 일간 방콕포스트에 "푸어타이당이 패통탄에게 총선 캠페인을 맡김으로써 그녀가 다음 총선에서 총리 후보로 지명될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고 말했다.

피차이는 또 '푸어타이 가족'은 총선에서 대승해 연립정부가 아닌 푸어타이당만으로 단독 정부를 구성하겠다는 목표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푸어타이당에 실망해 당을 나가거나 다른 당으로 옮긴 이전 당원들을 다시 품기 위한 성격도 있다고 덧붙였다.

물론 이 운동이 쿠데타 이후 군정 및 기득권 세력에 집중 견제를 당한 친나왓 가문의 힘을 다시 모으려는 것으로 이해될 수 있다는 비판적 시각도 나온다.

쿠데타 축출 탁신 전 태국 총리 막내딸, 야당 총리후보 되나
통신 재벌 출신임에도 탁신 전 총리는 친 농민 및 노동자 정책을 펴 저소득층과 지방 주민으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다.

반면 기득권층과는 갈등을 빚었다.

그러다 지난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뒤 해외를 떠돌고 있고, 여동생으로 태국 역사상 최초 여성 총리가 된 잉락도 2014년 쿠데타 군부에 탄핵당한 뒤 해외로 도피했다.

랑싯대 정치학자인 완위칫 분프롱 교수도 패통탄이 다음 선거에서 푸어타이당의 총리 후보로 지명될 것 같다는 데 의견을 같이 했다.

다만 완위칫 교수는 패통탄을 앞세우더라도 푸어타이당이 압승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 있다고 내다봤다.

특히 푸어타이당이 초강세를 보여온 북동부 이산 지역에서 품차이타이당이 최근 지지세를 잠식한 것도 한 이유라면서, 두 당이 치열한 경쟁을 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아누틴 찬위라꾼 부총리 겸 보건장관이 이끄는 품차이타이당은 대마 합법화 등을 앞세워 농촌표를 흡수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1천만명 안팎이 사는 최대 표밭 방콕에서는 푸어타이당이 친나왓 가문이 소유한 정당이라는 인식이 강해 표를 받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다 '푸어타이 가족'이라는 개념이 보수적으로 보인다는 점에서, 개인주의 성향이 강한 젊은 층을 끌어들이겠다는 푸어타이당의 전략과는 상충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쿠데타로 집권한 뒤 2019년 총선에서 다시 정권을 잡은 쁘라윳 짠오차 현 총리의 임기는 내년 3월까지다.

다만 최근 국정을 놓고 연립정부 내 불협화음이 커지면서, 올해 11월 말 태국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직후 쁘라윳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내년 초 조기 총선이 열릴 가능성도 제기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