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기 하나금융그룹 회장으로 내정된 함영주 하나금융 부회장이 금융당국을 상대로 낸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중징계 취소 행정소송 1심에서 패소했다. 하나금융은 예정대로 회장 선임 절차를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

서울행정법원 행정5부(부장판사 김순열)는 14일 함 부회장 등이 징계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금융위원장·금융감독원장을 상대로 낸 취소 청구 소송 1심 재판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앞서 함 부회장은 2020년 3월 대규모 원금 손실을 빚은 DLF 사태와 관련해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인 문책경고를 받고 취소 소송을 제기했다. 문책경고가 확정되면 남은 임기를 채울 수는 있지만 그 이후엔 3년간 금융권 임원으로 취업할 수 없다.

재판부는 함 부회장을 비롯한 임직원에 대해 “불완전판매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기준 마련 의무를 위반했다”며 “은행의 공공성과 안정성에 대한 신뢰와 신의를 저버린 것이므로 이에 상응하는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이날 판결에도 불구하고 오는 25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예정대로 함 부회장의 회장 선임 안건을 의결할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은 이날 주총소집공고 관련 정정공시를 내고 “판결에 항소할 예정”이라며 “기존 법원 집행정지 결정의 효력은 1심 판결 선고일로부터 30일까지이므로 본 판결에도 불구하고 함영주 후보자가 회장직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동일하다”고 밝혔다. 대법원에서 확정된 판결이 아닌 만큼 ‘무죄 추정의 원칙’을 적용할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업계에서는 함 부회장에 대한 이사회의 지지가 강해 주총에서 선임안이 통과될 가능성을 더 높게 점치고 있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