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는 일제히 약세를 보였습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 회의에서 긴축 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밝힌 게 유럽 증시에 타격을 줬고, 미국에도 영향을 끼쳤습니다.

미국의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보다 더 뛴 것도 긴축 우려를 키웠습니다.

대표 지수인 S&P500지수는 전날 대비 0.43% 떨어진 4,259.52, 나스닥지수는 0.95% 밀린 13,129.96, 다우지수는 0.34% 하락한 33,174.07로 각각 장을 마쳤습니다.

미국의 2월 물가는 작년 동기 대비 7.9% 급등했습니다. 시장 예상치(7.8%)를 웃돌았습니다. 1982년 1월 이후 40여년 만의 최고치입니다. 전달과 비교해도 0.8% 뛰었습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리스크도 여전합니다.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외무장관이 터키에서 회담을 가졌지만 1시간만에 성과 없이 끝났습니다. “러시아가 무조건적인 항복을 요구한다”는 게 우크라이나 측 얘기입니다.

매일 러시아군의 공습을 받고 있는 수도 키이우는 거대 요새로 바뀌었다고 외신들은 전합니다. 밤낮없이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습니다. 미 정보당국은 “러시아의 여러 도시들이 이미 포위돼 있다”고 전했습니다.

ECB는 채권 매입 종료 시기를 대폭 앞당기기로 했습니다.

1조8500억유로 규모의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은 당초 예정대로 이달 종료하되, 현행 매달 200억유로 규모의 자산매입프로그램(APP)을 통한 채권 매입은 4월에 400억유로, 5월에 300억유로, 6월에 200억유로로 조정하기로 결정했습니다.

당초 일정은 2분기에 월 400억유로, 3분기 월 300억유로, 4분기 월 200억유로씩의 매입하는 것이었습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는 “물가 둔화세가 확인되지 않을 경우 APP를 통한 유동성 공급을 오는 9월에 종료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월가에선 스태그플레이션(물가 상승 속 경기 침체) 경고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러프키 FWD본드 수석이코노미스트는 “역사적으로 인플레이션은 경기 침체에 선행해왔다”며 “지금 보고 있는 현상”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그동안의 주가 상승세에 따른 환호가 눈물로 바뀔 것”이라고 했습니니다.

대표적인 경제학자인 손성원 메리마운트대 교수도 “미국은 이미 스태그플레이션을 맞고 있다”고 진단했습니다. 임금과 물가의 소용돌이가 한 번 시작되면 멈추기 어려운데, 이미 시작됐다는 겁니다.

다만 키란 가네쉬 UBS 멀티애셋 전략가는 “시장 붕괴 전조의 증거는 거의 없다”며 “요즘 변동성이 큰 건 붕괴 우려가 아니라 불확실성 때문”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불확실성이 제거되면 증시가 다시 안정을 찾을 것이란 예상입니다.

이날의 ‘글로벌마켓나우’ 이슈는 다음과 같습니다.

① 3월에 더 뛸 미 물가…식품·에너지가 문제 ② 필수소비재 뜨고 임의소비재 지고 ③ 모기지 금리 4% ‘훌쩍’ ④ 유럽 성장 전망 또 낮췄다 ⑤ 리비안·오라클 급락 등입니다.

더 자세한 내용은 한경 글로벌마켓 유튜브 및 한경닷컴 방송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뉴욕=조재길 특파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