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추세대로면 30% 안팎 사상 최고 사전투표율 전망…최종 투표율 주목
尹·安 단일화 직후 사전투표 진행…세대별 투표·코로나 영향 등도 관심
여야, 서로 "우리가 유리" 아전인수 해석 속 향배 주시
단일화 역풍? 정권심판 결집?…여야, 사전투표 열기에 표심 촉각
3·9 대선의 사전투표율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여기에 담긴 표심을 놓고 여야가 엇갈린 셈법을 가동하며 투표를 독려하고 있다.

특히 사전투표 시작 하루 전에 전격적으로 이뤄진 이른바 '윤·안 단일화'가 유권자에게 미칠 영향이 주목되는 가운데 여야는 서로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아전인수격 해석을 내놓으며 지지층 결집에 나서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명분 없는 단일화'에 따른 역풍으로 지지층이 결집하고 있다고 보는 반면 국민의힘은 단일화로 정권교체를 위한 표심이 모이고 있다는 엇갈린 분석을 내놓고 있다.

나아가 세대별 지지율이 엇갈리는 상황에서 사전 투표에 어느 세대가 더 많이 참여했는지를 놓고도 여야가 주목하고 있다.

사전투표는 젊은 세대의 참여도가 높아서 진보 진영에 유리하다는 것이 전통적인 관측이었으나 최근에는 이런 공식이 깨졌다는 분석도 많다.

반대로 사전투표 조작 의혹 등의 이유로 그동안 보수 지지자들은 사전투표 참여를 꺼려왔는데 최근에는 국민의힘도 사전투표를 독려하면서 이들의 참여도 늘고 있다는 관측도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날인 4일 오후 5시 전국 사전투표율은 15.84%로 집계됐다.

이는 2017년 19대 대선 때 사전투표 첫날 합계 투표율(11.7%)은 물론 사전투표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던 2020년 총선 첫날 사전투표율 기록(12.1%)을 크게 상회하는 것이다.

이에 따라 현재 추세가 계속될 경우 사전투표의 최종 투표율이 30% 안팎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19대 대선 때는 사전투표율이 26.06%, 21대 총선 때는 26.69%를 각각 기록한 바 있다.

이와 같은 사전투표율의 상승세로 이번 대선 최종 투표율이 19대 대선의 77.2%를 넘을지도 주목된다.

선관위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지난달 27∼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천522명을 조사해 이날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유권자의 86%는 이번 대선에서 반드시 투표할 계획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코로나로 인한 분산 효과라는 말도 있다.

코로나로 격리될 경우 투표가 제한되는 만큼 가능할 때 미리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기 때문에 최종적인 투표율 자체가 크게 높아지지는 않을 것이란 분석인 셈이다.

단일화 역풍? 정권심판 결집?…여야, 사전투표 열기에 표심 촉각
더불어민주당은 사전투표율이 높다는 것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기류다.

특히 민주당의 전통적인 텃밭으로 여겨지는 호남 사전투표율이 첫날부터 다른 지역을 크게 웃도는 것에 고무된 분위기다.

이날 오후 5시 기준 전남(25.77%)과 전북(23.18%), 광주(21.68%)를 비롯한 호남의 사전투표율은 시도별 순위에서 1∼3위를 기록했다.

이를 두고 전날 성사된 야권 단일화에 대한 위기의식 속에서 민주당 지지 세력이 투표장으로 향하고 있다고 민주당은 보고 있다.

민주당은 최대 격전지인 서울에서도 종로구·중구 등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지역의 사전투표율이 다소 높다는 점을 눈여겨보고 있다.

선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경제활동 인구의 상당 부분이 이재명 후보 지지층과 겹친다.

이들은 주민등록지에 가지 않아도 되는 사전투표를 선호하는 편"이라면서 "직장인 밀집 지역에 사전투표를 위한 줄이 길다는 현장 보고가 들어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사전투표율의 전반적인 상승은 사전투표를 꺼리던 국민의힘이 적극 지지자들에게 적극 투표를 독려한 영향도 있다는 판단 아래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성남시장과 경기지사를 지낸 이 후보의 정치적 고향인 경기도의 사전투표율이 저조한 점도 주시하고 있다.

이 후보는 이날 강원 홍천 유세에서 "사전투표를 하셨느냐"면서 "가능하면 사전투표를 하고 남은 시간에는 망설이는 분들, 판단하지 못한 분들을 설득해 투표하게 해달라"고 호소했다.

단일화 역풍? 정권심판 결집?…여야, 사전투표 열기에 표심 촉각
국민의힘도 높은 사전투표율이 윤석열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며 고무적인 반응을 보였다.

당 차원에서 전개하는 사전투표 참여 캠페인이 효과를 거두고 있고 정권교체 여론이 적극적인 투표 행위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지지세가 강한 경상북도의 오후 5시 기준 사전투표율은 19.14%로 평균을 상회했다.

이양수 선대본부 수석대변인은 통화에서 "지지율 박스권에 갇힌 이 후보가 받을 수 있는 표는 한계가 있다"며 "투표율이 높을수록 윤 후보를 지지하는 표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권교체를 열망하는 분노한 표심이 높은 사전투표율에 그대로 반영됐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국민의힘은 역대 재·보궐선거 사전투표율 최고치를 기록했던 지난 4·7 재보선의 승리 경험을 되살리자는 각오다.

당시 사전투표율은 20.54%로 최종 집계됐고 서울·부산 시장 선거에서 모두 국민의힘 소속 후보들이 압도적인 승리를 거머쥐었다.

국민의힘은 지지층 일각에서 제기되는 '부정선거 의혹'을 불식시키는 데도 힘을 쏟고 있다.

'사전투표는 조작' 프레임에 빠져 전체적인 투표율이 떨어질까 경계하는 분위기다.

윤 후보도 이날 영남권 유세에서 사전투표 참여를 강조했다.

윤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는 "본투표 하루만으로는 3일에 걸쳐 투표하는 민주당을 이길 수가 없다.

국민의힘이 공정한 선거가 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며 "사전투표 첫날부터 승기를 잡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열망을 표출해주시길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적었다.

단일화 역풍? 정권심판 결집?…여야, 사전투표 열기에 표심 촉각
한국갤럽 조사의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5%포인트다.

조사 방식은 무선 90% 유선 10% 전화 면접 조사로 응답률은 21.6%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