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나란히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며 주가 부양에 시동을 걸었다. 배당성향을 코로나19 사태 이전 수준으로 확대하고 자사주 소각에 나선다는 소식에 9일 주요 금융지주 주가가 일제히 치솟았다. 금융지주들은 금리 인상기 최대 수혜주로 부각되면서 연일 목표주가가 오르고 있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선 KB금융, 하나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등 금융지주사들이 일제히 52주 최고가를 갈아치웠다. KB금융은 4.94% 오른 6만3700원에 거래를 마쳤고, 하나금융지주는 4.01% 오른 4만8000원, 우리금융지주는 4.28% 오른 1만5850원에 마감했다. KB금융에 이어 지난해 ‘사상 최대’인 4조원대 순이익을 발표한 신한지주도 4만600원으로 2.4% 상승했다. 4대 금융지주 주가는 연초에 비하면 적게는 10%에서 많게는 25%까지 올랐다.

역대 최대 실적에 걸맞은 주주환원 정책이 시장의 호응을 이끌었다는 평가다. KB금융과 신한·우리금융은 지난해 배당성향을 각각 26%, 25%대로 끌어올리기로 했다. 금융당국의 ‘배당 제한령’으로 배당성향이 급감했던 2020년 이전 수준으로 되돌렸다. 10일 실적 발표에 나서는 하나금융도 2019년(26%)과 비슷한 수준으로 배당을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감안하면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연간 배당금 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3조원을 훌쩍 넘어설 전망이다.

자사주 소각에도 적극적이다. 2019년 말 은행지주사 최초로 자사주 소각에 나섰던 KB금융은 올해 2년 만에 다시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하기로 했다. 금융권에서는 KB금융이 9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보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추가 소각을 단행할 가능성도 점쳐진다.

지난해 금융지주 최초로 분기배당을 정례화했던 신한금융도 자사주 소각을 검토하기로 했다. 이태경 신한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날 “자사주 매입을 실행할 때가 되면 시장과 소통하겠다”며 “자사주 소각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했다.

금리 인상이 본격화되면서 금융지주들의 실적 호조와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금리가 오르면 은행의 대표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된다.

빈난새 기자 binthe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