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딱 10%에서 반등한 나스닥…저가매수 '아직' 살아 있다
10일(현지시간) 월요일 아침 뉴욕 금융시장 분위기는 흉흉했습니다. 지난주 이어진 미 중앙은행(Fed)발 충격이 지속해서 투자심리를 압박했습니다. 채권시장에서는 새벽부터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이 연 1.80%를 넘었습니다. 이는 작년 초 고점이었던 1.77%를 돌파한 것으로 2.0%까지는 기술적으로 별다른 저항선이 없다는 분석도 나왔습니다.

금리가 새벽부터 뛴 것은 골드만삭스,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 도이치뱅크 등 주요 월가의 금융사들은 모두 Fed가 오는 3월부터 기준금리를 높일 것이고, 기존 세 차례가 아닌 네 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관측을 내놓은 게 영향을 줬습니다.

지난주 화요일 Fed에서 가장 비둘기파로 꼽히는 닐 캐시캐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은행 총재가 올해 두 번의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했고, 수요일 공개된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에서는 대부분 위원의 빠른 긴축 의지, 이른 자산 감축 의사가 확인됐었죠. 게다가 지난 금요일의 12월 고용보고서에서는 실업률이 3.9%까지 떨어지면서 Fed가 금리 인상을 서두를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습니다. Fed의 금리 인상 기준 중 하나인 최대 고용이 매우 가까워진 것이죠.

이에 골드만삭스는 "Fed 위원들은 기준금리를 1~2회의 인상한 뒤 자산 감축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우리는 자산 감축 시기를 기준 12월에서 7월로 앞당겼고 관련 위험은 더 빨리 시작하는 쪽으로 기울어져 있다. 특히 그 시점에서 인플레이션은 여전히 Fed의 목표치를 훨씬 웃돌고 있을 것이기 때문에 우리는 자산 축소 시작이 한 차례의 기준금리 인상을 대체할 것이라고 더 생각하지 않는다. 3월, 6월, 9월에 계속해서 금리 인상을 목격할 것이며 12월에도 한 차례 더 인상해 2022년 총 네 번 금리가 인상을 인상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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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의 마이클 페롤리 미국 경제학자는 "Fed 관리들은 노동 시장이 매우 빡빡하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고 믿는다. 이는 기존 관측인 오는 6월 기준금리 인상 예상을 유지하기 어렵게 만든다. 이제 우리는 오는 3월 금리를 처음 인상할 것으로 보며, 이후 분기별 한 차례 인상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도이치뱅크는 "그동안의 채권시장의 낮은 기간 프리미엄은 지난해 매우 완화적 중앙은행 정책에 따라 형성된 것이었다. 그런데 이런 완화적 정책이 제거되고 있다"라며 금리가 더 올라갈 가능성을 제기했습니다. 그러면서 "시장은 그동안 긴축 전환에 대해 충분한 가격을 책정하지 않았다. Fed의 예고에 맞춰 더 움직여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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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P모간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은 이날 아침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더 뛰고 Fed가 시장 예상보다 더 많이 금리를 올릴 수 있다”라며 “개인적으로 Fed가 금리를 올해 네 번만 올리는 데 그치면 오히려 놀라게 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Fed의 이런 금리 인상이 미국의 강력한 경제 성장 흐름에는 별 영향을 끼치지는 않으리라고 봤습니다. 미국 가계의 재무 상태가 매우 좋다는 겁니다. 다이먼은 “소비자들의 재무 상태가 매우 좋다”며 “가계는 팬데믹(대유행) 이전보다 25% 더 소비하고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또 소비자 부채상환 능력 역시 50여 년 내 가장 좋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는 문제가 나타날 수 있다고 봤습니다. 다이먼은 “시장은 다르다”라며 “올해 금리 인상과 함께 변동성이 커지는 걸 보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그러면서 “운이 좋다면 Fed가 긴축 속도를 늦출 것”이라며 “이른바 소프트랜딩(연착륙)이 가능해질 수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관측들이 난무하자 뉴욕 증시는 또다시 급락세로 출발했습니다. 기술주가 폭락하면서 오전 10시 50분께 나스닥은 무려 2.7%까지 급락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사상 최고 기록(16,212.23)으로부터 낙폭이 10%가 넘는 14530까지 떨어지자 저가 매수가 유입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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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적으로 이는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입니다. 지난해 4월 이후에 한 번도 깨진 적이 없는 지지선입니다. S&P500 지수도 4582를 바닥으로 반등하기 시작했습니다. 100일 이동평균선이 있는 4500선 중반에 다가서자 기술적 반등이 나타난 것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투자심리도 거의 바닥까지 떨어져 반등이 충분히 나타날 수 있는 시점이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지난 주말에 낸 분석에서 자신들과 거래되는 기관투자자들의 주식 비중이 역사적으로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고 지적했습니다.

월가의 유명 퀀트 애널리스트인 JP모간의 마르코 콜라노비치가 이날 오전 "긴축 정책 기대에 따른 주식 시장의 매도는 지나쳤으며 투자자들은 이번 하락을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고 밝힌 것도 시장 분위기를 개선시키는 데 도움이 됐습니다.

콜라노비치는 이날 메모에서 "채권 수익률이 높아지면 주식 시장에 지장을 주는 게 아니라, 성장주에서 가치주로의 순환매를 지지해야 한다”면서 이같이 밝혔습니다. 지난해 3월 팬데믹으로 주가가 폭락했을 당시 저점 매수를 주장했던 그는 지속해서 주식, 특히 가치주에 대해 강력한 매수 의견을 내놓고 있습니다.

그는 "우리는 주식에 대해 긍정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FOMC 회의록에 대한 반응으로 위험 자산을 매도하는 건 틀림없이 과도하다. 긴축 정책은 점진적이고 강한 경기 회복 환경에서 취해지고 있다. 위험 자산이 감당할 수 있는 속도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라고 밝혔습니다.

또 오미크론은 궁극적으로 위험 자산에 긍정적인 것으로 판명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덧붙였습니다. "높은 전염성과 낮은 심각도를 가진 오미크론이 더 나쁜 변이를 몰아내고 광범위한 자연 면역으로 이행하면서 전염병의 끝을 알릴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UBS글로벌자산관리의 솔리타 마르셀리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보고서를 내고 "더 매파적인 Fed지만 시장에 큰 역풍을 일으키지 않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주식은 Fed의 첫 번째 금리 인상 전 3개월 동안 약 5% 상승했음을 기억하라"라고 밝혔습니다. 또 "Fed는 작년 6월 이후 점진적으로 매파적 성향을 나타내었고, S&P 500은 이 기간에 여전히 10% 이상 상승했다. 게다가 첫 금리 인상 이후 6개월 동안 주가는 약 5% 상승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주가가 반등하기 시작했고, FOMO(Fear of Missing Out, 혼자 뒤처질까 두려워 매수에 동참하는 것) 현상까지 나타났습니다. 장 마감 직전 나스닥은 거의 플러스로 전환했습니다.

결국, 다우는 0.45%, S&P500 지수는 0.14% 내렸지만, 나스닥은 0.05% 올라 거래를 마쳤습니다. 한때 2% 넘게 내리던 애플,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도 손실을 회복하고 상승세로 하루를 마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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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연 1.809%까지 치솟았던 10년물 금리도 1.768% 수준으로 마감됐습니다. 작년 연 고점 1.77%보다 낮은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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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관계자는 "단기간에 금리가 폭등하고 주식은 급락했기 때문에 일부 반등이 나타났다고 본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는 "아직 시장이 안정된 게 아니다. Fed가 이번 변동성의 원인이라면, Fed는 지금까지 말만 했을 뿐 한 번도 움직이지 않았다"라고 설명했습니다.

당장 11일 아침 10시 제롬 파월 Fed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 나섭니다. 바이탈날리지의 애덤 크리사펄리 설립자는 "지난해 12월 15일 FOMC 기자회견 때와 비슷한 말을 하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의원들이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미국인들이 고통받고 있는 걸 강력하게 파고들면 파월 의장이 약간은 매파적으로 나올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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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12일 아침에는 12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됩니다. 헤드라인 수치가 1982년 이후 처음으로 전년 대비 7% 이상 상승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습니다. 월가는 12월 CPI가 7.1% 올라 11월 기록한 6.8%를 웃돌 것으로 보고 있으며, 전월 대비로도 0.5% 증가라는 높은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11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가 전월 대비 0.5% 증가한 데에 이어 12월 근원 CPI도 월가 컨센서스 이상인 0.6%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밝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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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도 알고 있습니다. 제롬 파월 의장이 일부러 기준금리를 마구 올려 미국 경기를 악화시키고, 뉴욕 증시를 압박하지는 않겠지요. 무서운 건 Fed가 인플레이션에 뒤처지면서 시장 예상보다 더 훨씬 공격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에 부닥치게 되는 겁니다. 7%대 물가가 이어진다면 Fed는 선택의 여지가 없습니다.

아직 뉴욕 금융시장은 이런 나쁜 시나리오를 단순히 가능성으로만 볼 뿐 가격에 반영하고 있지 않습니다. 모건스탠리는 "회사채 시장의 신용 스프레드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라면서 아직 금융시장에서는 그런 움직임을 예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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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매파들은 Fed가 뒤처졌을 가능성을 계속 제기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이가 빌 더들리 전 뉴욕연방은행 총재입니다. 그는 주기적으로 블룸버그에 칼럼을 쓰는데 이날 아침 칼럼 제목은 "Fed는 훨씬 더 매파적이어야 한다"였습니다. 그는 이 칼럼에서 "비둘기 같은 관측이 판치는 환상의 나라에 Fed가 계속 남아있을 수는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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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Fed 위원들이 지난달 점도표에서 물가 중앙값을 2022년 2.6%, 2023년 2.3%, 2024년 2.1%로 떨어질 것으로 제시한 데 대해 "놀랍고도 초현실적인 예측"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렇게 된다면 Fed가 이를 억제하기 위해 거의 노력하지 않더라도 인플레이션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이런 수치는 통화 정책을 급격히 긴축한다면 정당화될 수 있지만, 안 그러면 그렇지 않다"라고 일갈했습니다.

더들리는 "Fed는 마법의 숲을 떠나야 한다. 이는 단기적으로 그리고 향후 몇 년 동안 훨씬 더 매파적이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공급망 문제가 가라앉는데도 인플레이션이 2.5~3%에 머문다면 기준금리는 3~4%까지 올리는 게 합리적으로 보인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는 현재 금융시장이 예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가파른 경로로, 유로달러 선물 시장이 예상하는 것의 대략 두 배 수준"이라며 "시장이 Fed를 따라잡기 시작했지만, 매우 느리다. 어느 시점에서는 계산이 혼란스러워져 금리가 급등하고 채권 가격이 급락할 수 있다. 테이퍼 텐트럼은 피한 게 아니라 단지 지연되었을 수 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