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컴, 신약개발 등 활용할 곳 무궁무진…인터넷만큼 세상 바꿀 것"
지난해 10월 순수 양자컴퓨터 개발 업체가 세계 최초로 미국 증시에 입성했다. 미국 업체 아이온큐다.

아이온큐 공동창업자는 한국인 김정상 듀크대 전자공학과 교수(사진)다. 김 교수는 5일 화상 인터뷰에서 “양자컴퓨터 상용화가 본격화되면 응용 솔루션 분야에서 엄청난 발전이 일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뒤 미 스탠퍼드대에서 물리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벨연구소에서 광학기기 커뮤니케이션을 연구하다가 2004년 듀크대 교수로 임용됐다. 2015년 크리스토퍼 먼로 당시 메릴랜드대 교수와 함께 아이온큐를 창업했다.

김 교수는 양자컴퓨터가 활용될 수 있는 대표적인 분야로 신약 개발, 화학물질 연구, 기계학습, 보안 등을 꼽았다. 신약 개발 등에서 양자컴퓨터가 쓰이면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풀 수 없는 문제들을 새로운 접근 방식으로 신속하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양자컴퓨터의 잠재적 영향력과 사회적 파급 효과를 30여 년 전 상용화된 인터넷에 비유했다. “아마존과 메타(옛 페이스북), 구글 등의 역사를 보면 30년이 채 안 된다”며 “1990년대 인터넷이 처음 상용화됐을 때 그 획기적인 신기술을 적극적으로 갖다 쓴 덕분에 눈부신 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역사적으로 기술의 줄기가 크게 변하면 그 변화를 활용하는 회사들이 큰 기회를 얻게 된다는 얘기다.

김 교수는 “한국에서 양자컴퓨터 관련 스타트업이 많이 배출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몸집이 큰 대기업일수록 피버팅(pivoting·환경 변화에 따른 사업 방향 전환)을 쉽게 할 수 없는 만큼 작고 발빠른 스타트업이 변화를 선도할 것이라는 생각에서다. 그는 “20년 전 만 해도 아마존이 유통업계 공룡인 월마트를 이길 거라고 누가 상상이나 할 수 있었겠느냐”고 했다. 또 “성공한 기업인들의 일대기를 들여다보면 한 번씩 크게 실패한 경험이 자양분이 됐다”며 “한국의 청년들이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고 과감하게 양자컴퓨터 같은 새로운 세계에 발을 들이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