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까지 9㎞ 계획…"홍수 관리 문제 가능성·예산도 불투명"
'태국판 청계천' 도심 운하공원 일부 개장…일각선 논란도
태국 수도 방콕에 한국의 청계천을 벤치마킹한 도심 운하 공원이 일부 개장한 가운데, 일각에서는 홍수 관리 및 사업 투명성에 대한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일간 방콕포스트는 성탄절인 지난 25일 '총 논시' 운하 공원의 1단계 중 200m 구간이 시민들에게 문을 열었다고 26일 보도했다.

방콕시는 청계천 복원사업을 모델로 삼아, 사톤가(街)에서 나라티와 라짜나가린드라 7지역까지 이어지는 '총 논시 운하 공원'을 오는 2030년까지 건설한다는 계획이다.

방콕 풍경을 더 아름답게 하고, 시민 1인당 녹지공간을 오는 2030년까지 현재의 1인당 7.09㎡에서 10㎡로 늘리기 위한 프로젝트라는 게 방콕시 설명이다.

전체 5개 구역으로 나뉘며, 수와롱가~짜오프라야강까지 양 쪽 산책로 총 길이가 9㎞에 달할 예정이다.

그러나 쭐라롱껀대 건축학부 도시지역계획학과 니라몬 세리사꾼 조교수는 방콕포스트에 "총 논시 운하공원 건설은 너무 서둘렀고, 관련 정보도 제한됐으며 공공의 의견 취합도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니라몬 교수는 "시민들이 이 프로젝트의 '전과 후' 사진은 잘 알겠지만, 물관리나 교통 관리와 같은 중요한 정보를 어디서 찾아야 하는지는 모르는 상태"라고 언급했다.

지난해 10월 기자회견을 통해서야 이 사업이 처음 공식화됐다고도 지적했다.

그는 이 프로젝트가 중심상업지구 내에 위치한 대규모 도심 프로젝트라는 점을 제외하고는 청계천 복원사업과도 전혀 다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이 프로젝트가 인근 지역의 홍수 관리 계획을 방해할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시민들이 즐길 수 있으려면 수로에 연중 물이 흐를 수 있도록 수위가 유지돼야 하는데, 만약 이 수로가 배수 기능을 상실할 경우 어떻게 홍수 위험을 줄일지를 방콕시 측은 제시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시민활동가인 스리수완 찬야도 일부 개장 하루 전인 지난 24일 태국 감사원에 이 사업에 대한 조사를 요청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스리수완은 소요 예산과 환경영향 평가 등 여러 부문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방콕포스트는 5단계로 진행될 이 사업에 들어갈 예산이 8억9천500만 밧(약 318억원)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방콕시 측은 이해 당사자들로부터 충분한 의견 취합을 거쳤다는 입장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방콕시는 이미 지난 2007년 '태국판 청계천' 프로젝트로 관련 구상이 이뤄졌고, 2011년에는 컨설팅 업체를 통해 디자인과 비용 조사가 시작되는 등 충분한 사업 기간을 거쳤다고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