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근영·조한선, 알코올 중독에 빠진 남편과 아내 역으로 호흡
KBS 올해 마지막 단막극 '기억의 해각'…먹먹한 이별 이야기
올해 마지막 KBS 단막극은 낡고 초라해진 남편과의 사랑을 떠나보내는 아내의 가슴 먹먹한 이별 이야기다.

KBS는 24일 드라마 스페셜 '기억의 해각' 온라인 제작발표회를 열고 이날 오후 11시 25분 작품을 방송한다고 밝혔다.

'기억의 해각'은 알코올 중독 남편을 간호하던 아내(문근영 분)가 오히려 알코올 중독에 빠져 상처 속을 헤매다 미지의 소년(강상준)을 만나 남편(조한선)에 대한 사랑, 그 지독한 감정과 이별하는 법을 배워가는 이야기다.

연출을 맡은 이웅희 PD는 "아이러니한 상황에서 출발하는 드라마"라며 "그런 상황에서 주인공들의 감정선을 잘 드러내는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는 "'해각'(解角)은 새 뿔이 나려고 묵은 뿔이 빠진다는 뜻"이라며 "세 명의 인물 관계가 기억과 많은 연관이 있는데, 드라마를 보다 보면, 왜 기억과 해각이라는 단어가 제목에 들어갔는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들은 상처를 주기도 하고 받기도 하지만, 로봇이 아닌 이상 기억이나 감정을 툭 끊어낼 수 없다"며 "얽매인 관계에서 나오는 여러 상황에 초점을 맞췄다"고 연출 포인트를 설명했다.

드라마 '유령을 잡아라'(2019) 이후 오랜만에 방송에 출연하는 문근영이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을 잃은 아내 오은수로 분한다.

조한선이 7년간 알코올 중독에 빠져있던 은수의 남편 정석영으로 호흡을 맞춘다.

문근영은 "처음 대본을 읽을 때 저도 모르게 감정이 이입됐고, 다 읽고 난 뒤에는 엉엉 울고 있었다"며 "은수의 마음을 조금 어루만져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 마음을 시청자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이어 "감정의 기복이 굉장히 큰 역할이어서 걱정이 많았는데, 신기하게도 촬영장에 가니 연기하기가 편했다"며 "감정에 빠졌다가 나오기를 반복하는 과정 자체가 힘들고 고통스럽게 느껴지기보다는 잘 해내고 싶다는 마음이 컸다"고 전했다.

조한선은 "고통 속에서 아픔, 욕망 이런 것들이 보이는 대본이었다"며 "감정 변화에 대해 신경을 많이 썼는데, 이런 부분을 잘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알코올 중독이라는 소재로 인물들의 감정을 따라가는 드라마는 인물들의 불안하고 초조한 내면을 드러낸다.

이 PD는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인생의 슬럼프가 있고, 안 된다는 걸 알면서도 그걸 반복하는 경험들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시청자들이 이런 점을 한 번씩 떠올려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