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연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 "하루키 원작이라 부담도 됐다"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작품의 집대성"
"세계적으로 점점 더 인정받고 있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 작품의 집대성이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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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3일 개봉하는 일본 영화 '드라이브 마이 카' 주연 배우 니시지마 히데토시는 15일 화상 인터뷰에서 영화를 이렇게 소개했다.

'해피아워', '아사코', '우연과 상상' 등을 연출한 하마구치 감독은 일본의 '젊은 거장'으로 거론된다.

'드라이브 마이 카'로 그와 호흡을 맞춘 니시지마는 "하마구치 감독의 연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각본"이라며 "매우 정밀하고 대사의 의미가 무게감 있다"고 말했다.

"하마구치는 어려운 감독입니다.

'그래?'라는 말 한마디에도 셀 수 없이 많은 감정이 들어가 있죠. 그래서 이 작품은 저한테도 큰 도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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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7월 칸국제영화제에서 각본상을 받은 '드라이브 마이 카'는 상처를 가진 남자가 전속 운전사 미사키를 만나면서 서로의 아픔을 치유하게 되는 과정을 그린 영화다.

니시지마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는 않지만, 내면 깊숙한 곳에는 죽은 아내에 대한 복잡다단한 감정을 지닌 남자 가후쿠를 연기했다.

뉴욕타임스 '올해의 배우'에 선정되고 제42회 보스턴비평가협회상 남우주연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호평받았다.

니시지마는 "저만의 개인적인 표현으로 끝나는 게 아니라, 그것을 마주하는 관객이 서로 느끼고 교감하면서 완성된 연기였던 것 같다"며 "배우로서 매우 새로운 경험이었다"고 회고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작품의 집대성"
가후쿠 캐릭터를 잘 소화할 수 있었던 것은 하마구치 감독의 세심한 디렉팅 덕분이었다고 그는 강조했다.

감독은 배우들이 감정을 배제한 채 대사만 계속 읽어나가는 연습을 하도록 주문했다고 한다.

대사를 온몸으로 받아들이고 자연스럽게 말로 나오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니시지마는 이 영화가 무라카미 하루키 단편 소설집 '여자 없는 남자들'에 실린 동명의 단편을 원작으로 삼았다는 점도 부담이 됐지만, 이것 역시 하마구치 감독이 "괜찮다.

니시지마 배우라면 문제없다"며 응원해줬다고 말했다.

"데뷔했던 사춘기 시절부터 하루키 작품을 읽은 팬이에요.

하지만 하루키의 캐릭터를 모든 분이 아는 게 좋은 것만은 아니에요.

연기가 그 이미지와 조금이라도 다르면 어색하다고 느낄 테니까요.

그런 부분이 힘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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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감독의 도움으로 불안감을 털어냈다며 "하마구치 감독은 재능도 뛰어나지만, 인간적인 면도 뒷받침돼 있기 때문에 캐릭터를 연기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했다.

배우들과는 가족처럼 가까이 지내며 촬영장 안팎에서 함께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에서는 박유림, 진대연 등 한국 배우도 등장한다.

이들은 일본으로 이주한 한국인 부부를 연기했다.

"'드라이브 마이 카', 하마구치 류스케 작품의 집대성"
평소 한국 영화를 즐겨본다는 니시지마는 딱 한 명을 고르기는 어렵지만 배우 송강호를 가장 좋아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영화에 일본인 배우가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불러 달라"며 웃었다.

그는 한국 관객에게 "이 영화는 아름다운 영혼들이 만나서 빛을 발하는 작품"이라며 "가슴을 움직이는 무언가를 느끼고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