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가 31년 만에 최대폭으로 상승한 가운데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인플레이션에 특히 취약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들의 소비 비중이 높은 분야에서 물가가 급격히 올랐다는 이유에서다.

뉴욕타임스(NYT)는 29일(현지시간) 미국 노동부 자료를 분석해 “MZ세대가 많이 소비하는 부문에서 인플레가 특히 가파르다”며 “이들이 인플레에 가장 많은 영향을 받는 세대”라고 보도했다.

NYT는 가장 먼저 휘발유와 중고차를 꼽았다. 휘발유는 MZ세대의 소비 비중이 다른 세대에 비해 높은 분야 중 하나다. 미국에서 휘발유 소매가격은 올 들어 50% 가까이 뛰었다. MZ세대가 많이 구입하는 중고차 가격도 마찬가지다. 지난 1년간 중고차 가격 상승률은 26%에 달했다.

MZ세대는 임대료 상승에도 취약한 세대란 지적이다. 이들이 주택을 소유하기보다는 임차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임대 사이트인 아파트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 들어 미국에서 평균 임대료는 작년보다 16.4% 오른 1302달러로 집계됐다. 2017년부터 2019년까지의 상승률은 3.4%에 불과했다.

M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빨래방, 외식에서도 인플레가 이어지고 있다. NYT는 “대부분 미국인은 빨래방에 가지 않지만 청년들은 많이 이용한다”며 “이들은 빨래방에 연간 수백달러를 소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 1년 동안 미국의 빨래방 요금은 7% 가까이 올랐다. 미국 노동부가 발표한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외식 물가는 전년 동기 대비 5.3% 상승했다.

NYT는 기성세대와 다르게 MZ세대가 인플레이션을 경험하지 않아 크게 우려하고 있지는 않다면서도 이들이 가격 상승에 불안에 느끼는 경향이 최근 들어 커졌다고 했다. 미국 중앙은행(Fed) 조사에 따르면 인플레 지속을 전망하는 40세 미만 미국인이 늘었다.

젊은층이 불안함을 느낄수록 인플레가 더 길게 지속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NYT는 “물가 상승 우려가 높을수록 MZ세대는 더 많은 급여를 요구할 것”이라며 “고용주는 급여 인상에 대응하기 위해 물건 가격을 올릴 것이고 가격 폭등은 더 오래 지속될 수 있다”고 했다.

박주연 기자 grumpy_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