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 전원 반대 속 논쟁 법안 '돌파구' 마련…민주상원 반대파 설득 과제
미 하원, '바이든 역점사업' 2천조 예산안 처리…"상원 불투명"(종합)
미국 하원이 19일(현지시간) 교육과 의료, 기후변화 대응 등에 2천조 원 이상을 투자하는 사회복지성 예산안인 '더 나은 미국 재건 법안'(Build Back Better Act)을 통과시켰다.

하원은 이날 오전 표결을 통해 찬성 220표, 반대 213표로 이 법안을 처리했다.

법안의 규모는 1조8천500억 달러(약 2천200조 원) 수준이다.

민주당에서는 제러드 골든 의원이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서 찬성표를 던진 의원은 한 명도 없었다.

골든 의원은 지난 3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구제법안 통과 당시에도 민주당에서 혼자 반대표를 던진 인사다.

지난 5일 의회 절차를 마무리한 인프라 예산법안은 공화당 의원 중 상원 19명, 하원 13명이 찬성표를 던져 '초당적'이란 의미가 부여됐지만, 이날 처리된 법안은 공화당 전원이 반대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당초 하원은 전날 밤 법안에 대한 표결에 들어갈 방침이었으나 케빈 매카시 공화당 원내대표가 8시간 30분에 걸친 밤샘 연설로 이날 오전 표결을 진행했다.

이날 하원에서 통과된 예산은 최근 대통령 서명을 마친 1조2천억 달러 규모의 인프라 예산과 함께 조 바이든 대통령의 최우선 역점 사업 중 하나다.

이 법안의 최종 처리를 위해서는 상원 관문을 넘어야 하지만, 하원에서 수개월 동안 논쟁을 벌인 법안을 통과시켰다는 점에서 돌파구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국가부채 증가 등 예산안 규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해온 조 맨친 의원 등 상원 민주당 내 일부 반발로 인해 상원 통과가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 상원은 공화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진행 방해) 전술을 피하고자 과반 찬성으로 법안을 가결할 수 있는 예산조정 절차를 활용할 방침이다.

현재 상원의 여야 의석수는 각 50석씩 동수다.

공화당 의원이 찬성 대열에 동참하지 않는 한 민주당은 전원이 찬성한 가운데 의장인 부통령의 캐스팅보트를 활용해 법안을 처리해야 하는 입장인 셈이다.

CNN은 "이날 통과한 전면적인 경제 입법은 바이든 대통령의 미국 내 어젠다의 핵심 기둥"이라면서도 "상원에서 험난한 길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도 "맨친 의원 등의 우려 표명으로 상원에서의 운명이 불투명하다"고 관측했다.

이날 하원에서 처리된 예산안은 사회 안전망을 대폭 확대하는 이른바 '인적 인프라' 예산으로 불린다.

무상보육 서비스 확대, 의료보험 지원, 노인·장애인 돌봄 서비스 확대, 기후변화 대응 및 친환경 투자 확대, 이민시스템 개선 등을 골자로 한다.

당초 3조5천억 달러로 발의됐다가 의회와 백악관 논의 과정에서 반 토막이 됐다.

민주당 하원 지도부는 지난 5일 인프라 예산안과 함께 이 법안을 처리하려 했지만 당내 일부 중도파가 재원 조달에 대한 의회예산국(CBO) 보고서가 나온 뒤 처리하자고 주장해 시기를 늦춰왔다.

CBO는 전날 보고서에서 이 법안이 향후 10년간 연방 재정 적자를 총 3천670억 달러 증가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여기에는 국세청이 징수할 세입이 포함되지 않았고, 백악관은 국세청 세입이 늘면 CBO 분석보다 더 많은 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CNN이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