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시행 후 둘째 일요일인 14일 전국 명산과 유원지 등은 만추의 낭만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붐볐다.

지난주 내린 비와 추위로 산과 공원의 단풍이 거의 막을 내렸음에도 이날 날씨가 예년 기온을 되찾자 등산로와 공원 산책길 등에는 발걸음을 가볍게 내딛는 행락객들로 활기가 넘쳤다.

강원 춘천시 삼악산 호수 케이블카 매표소 앞에는 3.6km에 달하는 국내 최장 노선을 즐기려는 탑승객들이 이날 아침부터 긴 줄을 섰다.

이들은 케이블카 밑으로 펼쳐진 북한강 의암호를 내려다보다가 멋진 경관에 탄성을 지르기도 했다.

"가을 끝자락 낭만 만끽"…전국 명산·관광지 행락객 운집
이달 9일 내린 첫눈으로 멋진 설경을 연출한 한라산에는 겨울과 가을이 공존하는 진풍경이 전개됐다.

정상까지 이르는 산길 주변에는 나무마다 핀 눈꽃과 수려한 풍광이 펼쳐졌고 산 아래에서는 울긋불긋하게 가을 기운을 품은 단풍이 탐방객을 맞이했다.

애기 단풍으로 유명한 전남 장성군 백양사에도 인파가 몰려 진입로가 정체 현상을 빚었다.

국립공원인 설악산과 오대산, 치악산, 속리산, 계룡산, 무등산 등에도 가을 끝자락의 낭만을 만끽하려는 등산객의 발길이 이어졌다.

전국 대도시 주변 바다와 강에도 가을의 성찬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려들었다.

화창한 날씨를 보인 부산 해운대와 광안리 해수욕장에서는 많은 시민이 모래사장에 돗자리를 깔고 앉아 일렁이는 푸른 물결을 바라보며 파도 소리와 바다 내음을 즐겼다.

일부 시민은 넘쳐나는 해변의 흥을 주체하지 못한 듯 차가운 바닷물에 발을 담그기도 했다.

송정해수욕장에서는 서퍼들이 밀려드는 파도를 가르며 온갖 묘기를 부렸다.

춘천시 소양강과 공지천 등에도 가족이나 연인 단위 나들이객과 자전거를 타러 나온 행락객이 자주 목격됐고 울산 태화강국가정원 이용객들은 맑은 하늘 아래 활짝 핀 국화꽃 단지를 거닐며 추억을 사진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갈대가 아름다운 순천만 습지와 순천만 국가정원, 제주 산굼부리, 새별오름, 따라비오름 등에서는 은빛 억새 물결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거나 산책을 즐기는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가을 끝자락 낭만 만끽"…전국 명산·관광지 행락객 운집
대도시 인근 공원이나 고궁 등에서도 곧 사라질 가을의 기운을 받으려는 시민들이 장사진을 이뤘다.

경기 용인 에버랜드 이용객들은 각종 놀이기구를 타며 짜릿한 기분을 만끽했고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면서 인기를 끈 달고나 체험관에서 달고나를 직접 만들어 먹기도 했다.

한국민속촌 방문객들은 딱지치기와 투호, 제기차기, 구슬치기, 칠교놀이 등 전통 놀이를 즐기고 풍물 공연을 감상했다.

옛 대통령 별장인 청주 청남대에는 이날 정오까지 3천500여 명이 입장해 국화를 구경하고 대청호 주변으로 조성된 산책로의 풍광을 구경했다.

전주한옥마을 관광객들은 노랗게 물든 은행나무 아래에서 사진을 찍으며 따뜻한 가을볕을 즐겼다.

"가을 끝자락 낭만 만끽"…전국 명산·관광지 행락객 운집
도심 극장이나 문화시설, 백화점 등도 주말 이용객들로 붐벼 코로나19 사태 이전의 생기를 되찾은 듯한 모습이었다.

광주 충장로와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상무지구, 유스퀘어 광장이 시민들로 북적였고 전국 주요 백화점과 극장가, 쇼핑몰 등도 몰려드는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했다.

최근 시행된 위드 코로나 덕분에 도심 축제도 펼쳐졌다.

대전에서 반려동물과 시민이 함께 참여하는 '2021 반려동물 문화축제'가 열려 '반려견과 함께 퀴즈 풀기'나 명랑운동회 등이 진행됐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