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최대 217만원 준다…막 오른 '오세훈표 안심소득 실험'
오세훈 서울시장(사진)의 핵심 복지 공약인 안심소득 실험이 닻을 올렸다. 서울시는 국가기초생활보장제도 보다 지원대상 범위와 소득보장 수준을 더 넓히는 시범사업 구조를 확정해, 정부로부터 승인을 받아냈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서울시민은 향후 3년간 1인가구 최대 월 82만원, 4인가구 최대 월 217만원을 받는다.

○文정부, 오세훈표 복지실험 승인

서울시는 11일 보건복지부로부터 안심소득에 대한 '사회보장제도 신설 협의 완료' 통보를 받았다고 발표했다. 복지부가 두 차례 전문가 회의와 제도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친 결과다.

오 시장이 수 년전부터 구상해 온 안심소득은 취약계층을 두텁게 지원하는 선별복지제도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주장하는 기본소득이 소득·자산과 관계없이 모든 국민에게 일정액을 지급하는 방식이라면, 안심소득은 중산층에 못 미치는 계층에 차등 지원한다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다.

서울시가 시범사업으로 설계한 안심소득은 중위소득 85%(소득하위 33%,1인가구 월 165만원·4인가구 월 435만원) 이하 800가구를 선정해 기준 대비 소득부족분 절반을 지원해주는 구조다. 지원대상은 재산 3억2600만원 이하여야한다는 조건도 붙어있다.

지원대상 기준은 시범사업 첫 해인 내년엔 중위소득 50%이하로 선정하고, 2023년에는 중위소득 85%이하로 확대한다. 중위소득 85%는 서울시민 중 소득이 낮은 순서부터 3분 1정도(소득하위 33%) 수준에 해당한다. 국가가 기초생활보장제도에 따라 지원하는 생계급여(중위소득 30%)나 주거급여(중위소득 45%)보다 지원대상이 넓다.

예를 들어 월소득이 39만원(중위소득 20%)인 1인가구의 경우 안심소득 기준선인 중위소득 85%, 즉 165만3000원에 못 미치는 소득부족분의 절반인 63만원을 서울시로부터 보전받게 된다. 정부가 같은 조건에서 생계급여로 주는 19만4000원보다 세 배 이상 많다.

○"복지사각지대 메울 것"

서울시는 안심소득이 복지 사각지대를 상당부분 메워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시민 중에서 빈곤계층이라 할 수 있는 중위 50% 이하 121만 가구 중 33만 가구만 기존 복지제도의 혜택을 받고 있으며 나머지 88만 가구는 사각지대에 놓여있다"며 "안심소득은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밖에 있는 취약 계층을 폭넓게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안심소득 시범사업은 현행 복지제도 중 생계급여, 주거급여 등 현금성 급여와는 중복 지급하지 않도록 설계했다. 다만, 국민기초생활보장제도 수급 자격은 그대로 유지해 의료급여 지원과 전기세‧도시가스비 감면 등 혜택은 계속해서 누릴 수 있게 했다.

오 시장은 "안심소득은 복지 사각지대, 소득 양극화, 근로의욕 저하 등 현행 복지제도가 안고 있는 한계와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는 대안”이라며 "스페인 바르셀로나, 미국 캘리포니아 스톡턴 등 지방정부 소득실험과 함께 전세계가 주목하는 복지 실험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서울시 안심소득이 본사업까지 안착하기까지는 넘어야할 산이 만만치 않다. 당장 다음 달 서울시의회의 내년 예산안 심의를 통과해야한다. 내년 안심소득 예산은 74억원이 잡혀있다.

정부도 "시범사업과 본사업은 별개"라는 보수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지부 관계자는 "시범사업 3년 시행 후 대상을 확대해 본사업으로 확장할 때는 다시 협의하도록 못 박았다"며 "사업확장시에는 기초생활보장제도와 충돌하는 부분이 없는지 면밀히 살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수정/강진규 기자 agatha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