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상, 유동규 압수수색 당일 통화 확인…시의회도 수사 대상
검찰 그물에 잡힌 대장동 4인…배임 '윗선' 입구 드러날까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정·관계 로비를 하고 특혜를 챙긴 의혹을 받는 업자들이 잇따라 구속되면서 검찰 수사도 배임 '윗선' 의혹 규명으로 향할 전망이다.

서울중앙지법은 4일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와 천화동인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특경법상 배임, 뇌물공여 등의 혐의로 청구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들은 구속기소 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과 공모해 화천대유 측에 최소 651억원 가량의 택지개발 배당 이익과 상당한 시행 이익을 몰아 주고, 그 대가로 유 전 본부장 측에 뇌물을 건넸으며 추가로 약속한 혐의를 받는다.

검찰은 '대장동팀'이 서로 결탁해서 화천대유에 유리한 공모지침서와 사업협약서 등을 작성해 공사는 확정 수익만 받게 하고 나머지 이익을 전부 화천대유에 몰아주도록 했다고 보고 있다.

법원도 검찰이 주장한 배임 정황과 손해액 산정이 어느 정도 소명됐다고 보고 김씨 등의 구속영장을 발부한 것으로 전해진다.

'대장동팀'의 핵심 피의사실인 배임 혐의 수사가 일정한 틀을 갖춘 만큼 검찰은 이런 배임이 가능하게끔 한 '윗선'이 있는지, 정·관계 로비가 실제 이뤄졌는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전망이다.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를 했던 유 전 본부장이 구속되고 녹취록 제보자인 정영학 회계사 등 대장동 4인방이 그물망 안에 들어오면서 검찰의 다음 타깃은 성남시와 성남시의회로 좁혀지고 있다.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대장동 관련 공문에 여러 차례 서명했고 2015년 2월께 정민용 변호사로부터 공사 이익을 확정한 내용의 공모지침서를 보고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정 변호사와 이 후보 측은 직보 의혹을 모두 부인하고 있으나 검찰이 확인해야 할 부분이기도 하다.

김만배 씨는 영장실질심사 출석 전 "그분(이 후보)은 최선의 행정을 하신 것이고 저희는 그분의 행정지침이나 시가 내놓은 정책에 따라서 공모를 진행한 것"이라며 시의 정책을 따라 사업을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 후보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정책실장으로서 측근에서 보좌했던 정진상 민주당 선대위 비서실 부실장은 유한기 전 성남도개공 개발사업본부장이 황무성 전 공사 사장에게 사퇴를 종용했다는 녹취록에 이 후보와 함께 언급되기도 했다.

검찰 그물에 잡힌 대장동 4인…배임 '윗선' 입구 드러날까
검찰이 유 전 본부장을 압수수색한 9월 29일에 정 부실장이 유 전 본부장과 통화한 사실도 확인됐다.

정 부실장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유 전 본부장에게 잘못이 있다면 감추지 말 것과 충실히 수사에 임할 것을 당부했다"며 통화 사실을 인정했다.

그러나 통화가 검찰 압수수색 직전 이뤄진 점, 압수수색이 들어오자 유 전 본부장이 휴대전화를 창문 밖으로 던진 점 등에 비춰볼 때 두 사람 간 사건 관련 구체적인 논의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대장동 개발 당시 성남시의회 의장을 지낸 최윤길 씨도 수사 대상이다.

검찰이 청구한 '대장동팀' 구속영장에는 김만배 씨가 성남시의원을 상대로 활발한 로비 작업을 벌였다고 서술됐고, 수사 초기 정영학 회계사가 검찰에 제출한 녹취록에는 '성남시의장에게 30억원, 성남시의원에게 20억원이 전달됐고, 실탄은 350억원'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최 전 의장은 2011년께 남 변호사와 정 회계사에게 유 전 본부장을 소개해 주고, 이후 화천대유 임원으로 근무하면서 성과급 40억 원과 대장동 아파트 분양을 받는 등 대장동팀과 밀접한 관계라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검찰은 김씨와 남 변호사를 보강 조사하면서 '윗선' 개입 의혹을 추궁할 예정이다.

또 구속영장이 기각된 정 변호사를 상대로도 공모지침서 작성 과정 등을 집중적으로 물어보며 성남시를 조준할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곽상도 의원의 아들 곽병채 씨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고 퇴직금 등 명목으로 받은 50억 원의 성격, 고위 법조인 출신 화천대유 자문단이 대장동 개발 과정에서 한 역할에 대한 수사도 진행 중인 만큼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검찰 그물에 잡힌 대장동 4인…배임 '윗선' 입구 드러날까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