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5년, FAANG 대신 여기 투자하라 [강영연의 뉴욕나우]
월가에서 통하는 투자법을 전해드리는 뉴욕나우. 오늘은 로버트 네스토 크레프트 테크놀로지스 글로벌 고문과의 인터뷰를 전해드리겠습니다. 네스토 고문은 세계 최대 운용사인 블랙록, 뱅가드 등에서 일했고요. 특히 블랙록에서는 스마트베타 상장지수펀드(ETF) 사업을 총괄하던 핵심 경영진이었습니다. ETF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AI ETF 얘기와 함께, 미국 주식시장 전망, 중국 투자에 대한 견해 등 최근 시장에서 관심있는 주제들에 대해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ETF분야에서 오래 일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일을 했었나요.

"지난 30년간 자산운용 분야에서 일해왔습니다. 주로 미국이었지만 유럽과 아시아에서도 근무했습니다. 뱅가드에서 16년간 근무했고요. 다양한 상품 개발뿐만 아니라 여러 사업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 전략 부서에도 있었습니다. 뱅가드에서 16년간 근무한 뒤 블랙록에서 iShares 사업에 참여했습니다. 그곳에서 11년 동안 iShares ETF 분야만을 다뤘습니다. 블랙록에서도 역시 주로 상품을 개발하거나 새로운 시장이나 고객 영역을 개발하는 등 사업 전략과 관련된 여러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후반에는 iShares 부서에서 팩터 ETF 사업을 이끌었습니다. 팩터 ETF 상품을 위한 영업 및 마케팅을 주도했습니다. 지난 3년간은 디렉션 ETF의 대표를 역임했습니다. 거래 가능한 ETF 상품에 중점을 둔 중소 규모의 ETF 회사죠. 그곳에서 프란시스와 2년간 근무했습니다. 6개월 전에는 컨설팅 업무를 하기로 결정했고 글로벌 선임 고문으로 크래프트에 합류했습니다. AI 분야 사업이 성장하도록 돕고 있죠."

▶월가의 대형 운용사에서 일하다 AI 기반 핀테크 기업인 크래프트로 옮긴 이유는 무엇입니까.

"저는 인공지능이 전 세계를 꾸준히 변화시키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조에서부터 투자,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말입니다. 크래프트는 최첨단에 서 있다고 생각합니다. 글로벌 투자 관리의 촉매제뿐 아니라 사회 전반적인 측면에서도요. AI의 부상은 핵심 촉매제이자 원동력으로서 향후 수십 년간 글로벌 투자 관리를 이끌어 갈 것입니다. 크래프트에는 재능있는 투자자와 기술자가 훌륭한 팀을 이루고 있습니다. 차세대를 이끌 준비가 되어 있으며 그 일부가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전 세계 투자 업계에서 AI는 상당히 새로운 편입니다. 따라서 선두에 선 크래프트가 미래 투자자들의 고려 사항을 주도해 가리라 생각합니다."

▶AI 기반 솔루션에 대해 미국 투자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미국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투자자들 대부분이 AI가 급부상 중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제조, 마케팅, 투자에 이르기까지 사회 전반에 영향을 미친다는 것도요. 하지만 한국처럼 많은 이들이 그 실체가 불확실하다고 느끼는 듯합니다. 아직 운영 방식을 이해 못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크고 정교한 기술 기업을 보면 달라지게 될 겁니다. 대규모 양적 투자 영역을 관리하는 전문가들도 시대보다 앞서 나가 있거든요. 매일 투자에 집중하고 있으며 많은 회사와도 접촉 중입니다. 소매 투자자라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이를 알아가는 초기 단계에 있지만 AI가 불러오는 사회적 변화는 다들 인지하고 있습니다. 이에 관한 관심도 점점 더 커지리라 생각하고요. 지속 가능한 투자 및 ESG(환경·사회·지배구조)와도 유사한 점이 많은 것 같습니다. 다들 이것이 우리 삶을 바꿔놓고 있다는 걸 알고 있죠. 높은 수준의 기후 변화 역시 사회적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고요. ESG도 미래의 큰 부분을 변화시킬 겁니다. 하지만 이에 대한 교육과 인식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큰 영향을 미치리라 확신하지만 널리 교육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AI ETF의 경쟁력은?

"크래프트에는 미국 투자자를 위한 4개의 ETF 상품이 있습니다. 인공지능이 운영하는 액티브 ETF들입니다. 미국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액티브 ETF는 도입 초기 단계입니다. 아시다시피 대부분은 지수 추종 등 패시브 구조죠. 사람들도 ETF가 뛰어난 투자 방법임을 알게 됐습니다. 매우 효율적이고 경제적인 투자 방법이라는 걸 인식하게 됐죠. 앞으로 더 많은 ETF가 나오겠지만 현재로서 그 수는 많지 않습니다. AI가 운영하는 ETF는 더 흔치 않고요. 우리 크래프트가 생각하는 가장 큰 도전은 간단히 말해 시장의 주목을 받는 겁니다. 시장 내 크래프트의 존재를 알리고 우리의 서비스를 이해하게 만드는 거죠. 투자자들은 액티브 ETF에 관심이 높습니다. 알파 수익을 얻기 위해서죠. 크래프트가 직면한 가장 큰 난관은 AI가 어떻게 운영되는지 시장의 이해를 돕는 것입니다. 그게 최대 난제라 생각합니다. 아직 시장 경쟁은 미미한 상태지만 1~2년 안에 더 많은 상품이 나올 겁니다."

▶앞으로 AI 기반 ETF가 액티브 ETF의 핵심이 될까요?

"그렇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오늘날 대부분은 투자의 핵심을 전통적 패시브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동시에 대부분의 포트폴리오 안에 알파 부문도 존재하고 있죠. 일반적으로 알파 부문은 뮤추얼 펀드나 개별 주식 투자로 이뤄집니다. 따라서 인공지능 ETF가 가진 기회는 액티브 뮤추얼 펀드나 개별 주식 투자를 대신하는 것입니다. 그 뒤로 몇 년간 차근차근히 핵심 투자 영역에도 자리 잡게 되겠죠. 나아가 인덱스 포트폴리오도 대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앞으로의 성장 가능성은 엄청나다고 봅니다. 크래프트는 그 기회를 선점하기에 유리한 위치에 있고요."

▶비트코인 선물 ETF 출시와 암호화폐 산업. 암호화폐 시장 거품 논란에 대한 생각은?

"다들 암호 화폐와 디지털 통화가 크게 성장 중이라는 건 알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선물 ETF가 출시됐다는 것은 디지털 화폐가 자산군으로 인정받고 있다는 추가적인 검증이자 확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음 단계로는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는 ETF가 출시되겠죠. 이번에 나온 비트코인 ETF는 선물에 투자하는 것이니까요. 미국 규제 당국은 여전히 우려하고 있습니다. 비트코인에 직접 투자하도록 ETF를 허가할 것인지 검토 중이나 결국은 일어나게 될 불가피한 추세라 생각합니다. 저는 내년쯤으로 예상합니다. 암호 화폐와 관련된 논란을 비롯해 현재 상황을 거품이라 보는지 질문하셨는데 실제 거품이 붕괴하기 전까지는 앞서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암호 화폐의 가치가 급격히 상승한 것은 확실합니다. 특히 지난 2년에 걸쳐 말입니다. 과대 평가되었는지는 판단하기 어렵지만 확실한 것은 암호 화폐는 앞으로도 존재할 것이며 투자자들의 가치 교환의 매개체로서 그 역할이 더 커지리라 믿습니다. 현재 평가를 기준으로 상승 하락을 전망하는 입장은 아니고 대신 암호 화폐의 변동성은 앞으로도 높으리라 확신합니다. 따라서 투자자는 단기에서 중기적으로 예상치 못한 하락에 대비해야 하겠지만 투자 수단으로서 계속 존재할 것이라 확신하며 또한 그 사용도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입니다. "

▶중국 시장에 투자해도 괜찮을까요?

"물론입니다. 지난 1년 동안 중국 투자는 분명 어려운 시기를 맞이했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여전히 큰 기회가 있다고 봅니다. 국제적으로 투자하는 투자자에게 중국은 절대 무시할 수 없는엄청난 투자 기회를 품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경제 규모이며 향후 십 년 내로 미국을 추월할 겁니다. 따라서 중국은 앞으로도 지속해서 자본 투자자들을 환영하리라 믿습니다. 단기적으로 불안정하고 변동성이 있을 수 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중국을 매우 낙관적으로 봅니다. 현재 시장 평가도 합리적이라 생각합니다. 일부 기술주는 기존 과대 평가로 인해 급격하게 하락한 상황이죠. 일부에서 우려하고 있는 미국의 여러 기술주처럼 말입니다. 단기적으로는 불안정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매우 낙관적으로 봅니다. 특히 현재 밸류에이션은 훨씬 합리적이니까요. 지난 2년과 비교했을 때 말입니다."

▶인플레이션, 공급망 붕괴 등 시장을 위협하는 불안요소가 많은 지금 투자할만한 ETF는?

"단기적으로 미국 시장에 관해서는 상당히 조심스럽습니다. 특히 기술 분야의 경우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기 때문입니다. 선진 유럽과 아시아, 특히 신흥 국가에 더 높은 투자 가치가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단기적으로는 조심스럽기 때문에 섹터 기반으로는 은행과 같은 금융주나 헬스케어 투자가 나으리라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과 공급망 리스크가 다른 분야만큼 크지 않기 때문이죠. 저라면 유럽과 아시아 신흥 시장에 투자하는 ETF에 집중할 것입니다. 반면에 미국과 남미에는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고요. 따라서 해당 지역을 다루는 ETF에 투자할 것입니다. 섹터 기반으로는 금융 및 의료 분야가 좋을 듯합니다. 솔직히 사업적인 면에서 여전히 기술주를 낙관적으로 봅니다. 사업도 매우 탄탄하다고 생각하고요. 하지만 현재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습니다. 가치를 완벽히 반영한 가격입니다. 아시아의 기술주, 특히 중국과 한국에 더 높은 투자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플레이션이 얼마나 지속될 것 같나요?

"확실히 인플레이션은 위험 요인이며 큰 시장 혼란을 초래할 수 있습니다. 향후 12~18개월은 더욱 그러하리라 봅니다. 하지만 중앙은행에는 다양한 대응 방법이 있습니다. 솔직히 디플레이션보다는 훨씬 잘 대응하리라 생각합니다. 팬데믹이 막 시작했을 때 많은 이들이 우려하지 않았습니까. 현재 전 세계 금리를 고려했을 때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할 여러 가지 수단이 준비돼 있습니다. 따라서 장기적으로는 그다지 걱정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이에 대처하면서 세계 경제가 얼마나 둔화되는가입니다. 인플레이션이 통제 불능 상태가 된다면 말이죠. 단기에서 중기적인 위험이 존재하며 투자자로서는 더 방어적으로 접근해 에너지나 금융, 의료 분야에 투자할 것 같습니다. 이런 분야들은 인플레이션에 훨씬 덜 취약하기 때문입니다. 산업 같은 분야와 비교했을 때 말입니다. 채권과 회사채 관련해서는 그 위험에 비해 수익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채권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는 있지만 그 잔존기간(듀레이션)은 매우 짧아야 합니다. 장기 채권의 수익은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특히 인플레이션 위험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기술주 밸류에이션이 높다고 했는데 조정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나요?

"많은 이들이 궁금해하는 질문이죠. 미국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매우 높잖아요. 미국 기술주에 심각한 조정은 없으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5~10% 정도의 하락은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메가캡(Mega Cap) 중에서요. 하지만 큰 조정은 없을 겁니다. 비즈니스도 아주 잘 되고 있거든요. 보통은 주요 사업 리스크가 있을 때 조정이 발생합니다. 현재는 사업 리스크 보다는 밸류에이션 리스크가 존재합니다. 그런 면에서 봤을 때 횡보하게 될 가능성이 가장 큽니다. 향후 12~18개월 동안 수익이 밸류에이션을 따라잡겠죠. 투자 가치가 높은 곳은 따로 있다고 생각합니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대형주는 피하는 게 좋죠. 가령 애플, 테슬라, 엔비디아는 매우 막강한 기업입니다. 이들 사업에 리스크가 있는 것이 아니라 밸류에이션이 매우 높은 것뿐입니다. 다른 분야의 투자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할 뿐입니다. 시스코나 인텔 같은 중견 기술 기업의 경우 세계적으로 꽤 알려졌지만 미국 메가캡만큼 성장하지는 못했죠. 그 이유는 천천히 성장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비즈니스 전망은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현재의 밸류에이션을 고려하면요. 아마존과 테슬라만큼은 아니지만 튼튼한 비즈니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전망도 아주 좋고요. 미국 기술주의 경우 메가캡 이외의 투자를 추천하며 다른 나라의 기술주들 역시 투자 가치가 훌륭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 말한 바와 같이 극심하게 하락한 중국 기술주도 현재 좋은 가격대에 있습니다. 한국 기술주 중에서는 삼성전자가 있죠. 한때 호황을 맞이했던 바 있습니다. PER(주가수익비율)을 애플과 비교할 때 매우 합리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여전히 PER은 17~18 수준으로 투자 가치가 높다고 생각합니다. 한국의 다른 기업 중에는 SK와 LG전자도 있죠. 루머에 따르면 애플 자동차 프로젝트에 참여 중이라는데 만약 현실이 된다면 아마 판도를 바꿀 움직임이 되겠죠. 미국 메가캡들보다 나은 기회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존, 애플, 테슬라와 비교해서 말이죠."

▶미국 시장, 연말까지 계속 오를까요?

"미국은 지난 10년간 막강한 성적을 냈습니다. 거의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능가했죠. 향후 3~5년간은 유럽과 아시아가 미국보다 선전하리라 예상합니다. 미국의 가치 평가가 높은 데 반해 유럽과 아시아는 합리적인 수준입니다. 미국이 심각한 조정기를 겪을 것 같지는 않지만 앞서 언급한 이유로 인해 변동성이 높으리라 예상합니다. 인플레이션에 관한 우려와 공급망 혼란 같은 것 말입니다. 미국은 횡보하거나약간의 하락장을 예상합니다. 변동성이 높아질 것으로 생각하고요. 신흥 시장, 선진 아시아, 선진 유럽이 더 나은 성과를 내리라 봅니다. 향후 3~5년간 미국과 비교해 훨씬 강세를 보일 것으로 생각합니다. 저라면 미국보다는 이 지역들의 비중을 확대하겠습니다."

▶달러 강세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줄곧 미국 달러 약세를 전망해왔습니다. 미국 정부의 부채 상황 때문이죠. 하지만 여전히 미국 달러는 세계 주요 화폐 역할을 하고 있죠. 상품 등 많은 것이 미국 달러로 거래되고 있습니다. 많은 투자자가 안전한 통화로 여기고 있으므로 급격한 하락은 없으리라 보지만 상승을 예상하기도 어렵습니다. 미국 투자자 관점에서 그보다 강세가 예상되는 투자처는 미국 달러보다는 다른 해외 통화입니다. 단기적으로 봤을 때 미국 달러는 횡보하리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 미국 달러에 큰 압력이 있을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미국의 막대한 부채 때문이죠. 따라서 세계 다른 주요 통화와 비교해 미국 달러의 약세를 전망합니다."

뉴욕=강영연 특파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