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미국 발전소들의 석탄 사용량이 8년만에 증가세로 돌아설 전망이다. 천연가스 석유 등 발전용 연료 가격이 치솟자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석탄 수요가 늘어난 것이다.

13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은 올해 자국 발전소들의 석탄 사용량을 5억3700만t으로 전망했다. 이는 작년(4억3650만t)보다 약 23% 증가한 규모다. 2003년 이후 매년 감소세를 보이다가 올해 처음 증가세를 기록하는 것이기도 하다. 이에 따라 올해 미국의 석탄 화력발전 비중은 작년(20%)보다 4%포인트 늘어 24%에 이를 것으로 EIA는 예상했다. 리치 놀란 전미광산업협회 최고경영자(CEO)는 "시장을 보면 석탄이 부활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고 평가했다.

석탄 가격도 많이 올랐다. 미 중부 애팔래치아산 석탄의 경우 올해 들어 가격이 39% 올라 t당 75.5달러 수준에 거래됐다. 2019년 5월 이후 최고가다. 다른 지역의 석탄 가격은 이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미국 최대 연료 수출 업체인 X코얼 에너지앤드리소시스의 에린 트래셔 CEO는 "석탄 수요는 내년에도 강세를 보일 것"이라며 "올겨울 난방 수요가 늘어나면 몇 개월간 연료 부족 사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블룸버그는 석탄 산업을 살리리기 위해 각종 규제를 풀었던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시절에는 발전용 석탄 사용이 줄어들고, 온실가스 감축을 역점 사업으로 둔 조 바이든 행정부 때 석탄 사용이 급증한 것은 역설적이라고 평가했다. 환경단체 시에라클럽의 제레미 피셔 환경법 프로그램 수석 고문은 "정부 정책이 에너지 시장의 키를 잡을 수는 있지만 통제할 수는 없다는 점을 의미한다"며 "단기적으로는 항상 시장이 지배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이런 '석탄 호황'은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관측이 적지 않다. 카라 보토르프 시에라클럽 에너지 부문 선임 분석가는 "탄소 배출을 억제해야 한다는 세계적 압력이 여전히 강하다"며 "바이든 행정부의 정책은 결국 석탄 사용을 추가로 감소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단기간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정책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고 덧붙였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